동양사태 후 회사채 발행량 줄고 여전채 신용등급 안정성 부각된 영향
A등급 여전·회사채, 추가 크레딧스프레드 축소 전망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금리가 회사채 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두드러졌다. 우량 공사채 발행량 감소와 동양사태 이후 축소된 회사채 시장이 축소되며 수요가 여전채로 몰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3년물 AA-등급 여전채의 크레딧 스프레드는 35.0bp로 같은 등급의 회사채의 크레딧 스프레드(33.8bp)와 1.2bp만큼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전주 대비 크레딧 스프레드 폭이 축소된 것이다. 여전채 회사채 스프레드의 주간 변동률이 -1.6bp로 회사채 스프레드의 주간변동률 -1.1bp보다 컸다. 회사채 수요보다 여전채에 대한 수요가 더 커졌다는 의미다.
5년물 크레딧 스프레드의 경우에는 이미 여전채와 회사채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5년물 AA-등급 여전채의 크레딧 스프레드는 41.1bp로 같은 기간·등급의 회사채 크레딧 스프레드 43.3bp보다 낮다. 5년물 여전채의 금리가 회사채 금리보다 낮은 셈이다.
김은기 NH농협증권 연구원은 "2012년 이전만 하더라도 동일 기간과 등급의 여전채 금리는 발행물량이 많아 회사채 금리보다 20bp 이상 높았는데 이제는 회사채와 여전채 금리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회사채의 금리가 더 높아지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는 회사채 발행이 줄고 금융기관인 여전채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2012년에도 증권사의 여전채를 기초채권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발행이 늘면서 여전채 금리가 낮아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 회사채 발행이 줄자 일반투자자들도 여전채를 많이 선호하고 있다"면서 "여전채 대부분은 AA-등급 이상으로 안정적이고 금융지주회사 입장에서 보면 여전채 규모가 작아 리스크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채의 경우 회사채처럼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아 발행이 빠르다는 점도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회사채 발행이 줄어 신용평가기관들의 실적이 줄어든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89억8611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줄었다. NICE신용평가는 1분기 매출이 18%가량 감소했다. 한기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동양그룹이 부도나면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었다"면서 "올해 상반기에는 회사채 시장이 작년 하반기보다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추가 크레딧 스프레드가 추가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곳에 관심을 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기 연구원은 "신용등급 안정성이 높은 은행금융지주 계열의 A+등급 여전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A등급 여전채와 회사채, 우량 회사채 5년물, 우량 회사채 3년물 순으로 추가 스프레드 축소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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