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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위기대응 매뉴얼 무용지물' 국토부 전화했더니 식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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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세종시 이전 1년 5개월 지났지만, 일부는 여전히 전화번호 수정 안해
서울9호선운영, 신분당선 매뉴얼 상 국토부 번호는 현재 '경인지방식약청'
서울메트로 매뉴얼에 적힌 서울시 담당과는 '없는 번호'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철도운영사들이 세종시로 이전한 국토교통부 철도 실무매뉴얼 전화번호를 잘못 명시하고 있어 위기 매뉴얼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및 국토부의 지하철 대형 화재사고위기관리 표준ㆍ실무 매뉴얼에 근거해 지하철 대형 화재사고 발생시의 대응절차 및 제반조치사항, 유관부처ㆍ기관과의 협조사항을 명시한 지하철 대형 화재사고 위기대응 실무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다.


국토부가 변재일의원실에 제출한 '도시철도 실무매뉴얼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도시철도를 관리하는 3개 운영사(서울메트로, 서울9호선운영, 네오트렌스주식회사)의 실무매뉴얼에서 사고의 주관부처인 국토부 전화번호가 잘못 명시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메트로의 경우 서울시 담당과의 전화번호도 잘못 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 의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2012년 12월 세종시로 이전해 전화번호가 변경됐지만 매뉴얼의 국토부 전화번호는 1년 반째 그대로다.


서울메트로의 실무매뉴얼에 국토부는 여전히 일부'국토해양부'라 명시돼 있으며 전화번호는 과거의 02-2110-8855번, 심지어 지역번호만 바꾼 없는 번호인 044-2110-8855번으로 돼있다. 또한 매뉴얼상의 서울시 교통정책담당관 도시철도팀, 서울시 본청당직실 전화번호도 없는 번호이다.

서울9호선운영의 실무매뉴얼도 마찬가지이다. 매뉴얼 제1절'역사시설 화재 대응조치 및 절차'의 '6.조치내용'을 보면, 화재발생시 국토부에 보고하도록 돼 있으며, 야간에는 국토부 당직실에도 보고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국토부 당직실 번호는 현재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전화번호인 2110-8100 및 없는 번호인 503-7400번으로 돼있다.


또한 신분당선을 운영하는 네오트렌스의 매뉴얼도 '승강장 정차 중 열차화재'및 '본선구간 운행중인 열차화재'별 조치사항 및 절차에 야간에는 국토부 당직실에 전화해 초기보고 해야 한다고 규정해놓고 현재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의 전화번호인 2110-8100 및 없는 번호인 503-7400번을 적어놨다.


이러한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담당자가 지하철 화재 등 위기발생 시에 최초상황보고 및 대응을 위해 수화기를 든다면, 그 어떤 담당자와도 통화할 수 없게 된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3개 기관 모두 국토부가 세종시로 이전한 지난 1년5개월 이후 수차례 실무매뉴얼을 개정한바 있다는 것이다.


서울메트로 6회, 서울9호선운영 6회, 네오트렌스주식회사 5회 등 운영사는 이 기간 동안 평균 5.6회 실무매뉴얼을 수정했음에도 불구, 매뉴얼을 승인하는 국토부는 승인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변의원은 주장했다.


한편 실무매뉴얼의'유관기관 비상연락망'에는 모두 제대로 된 국토부의 전화번호를 명시하고 있어 오히려 알면서도 이를 제대로 매뉴얼에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형식적인 매뉴얼작성과 승인기관의 '안전불감증'이 도처에 퍼져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변의원은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지적된 문제는 초기보고체계와 이로인한 초동대응 미흡이었다"며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에서 누구라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매뉴얼'인데, 국토부 전화번호조차 제대로 적혀있지 않은 형식적 매뉴얼이 무용지물이 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있으나마나한 매뉴얼을 작성한 도시철도 운영기관과 이를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담당부처인 국토부는 업무해태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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