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미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달러 약세 현상을 부추기고 증시 상승을 가로막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글로벌 경제가 미국 국채 금리를 또다시 주목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장중 한때 2.525%까지 밀려났다. 하루 전의 2.61%에 비해 수익률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마감 금리 2.54%는 종가 기준으로 2013년 10월31일 이후 최저치였다.
지난달의 2.65%에 비교해봐도 이날 약세는 예사롭지가 않았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도 전날의 1.61%에서 1.56%로 낮아졌다.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채권은 금리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구조인 만큼 추세적인 금리 하락에 투자자들이 돈을 걸고 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날 국채 금리 하락에 따라 미 주식시장은 하락 마감했다. 미 국채 금리 2.6%는 증시와 채권 투자의 향방을 가르는 '매직 넘버'라는 것이 투자업계의 평이다. 이 선이 무너졌다는 것은 채권 쪽에 추가 기운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사업체 BTIG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케이티 스톡턴은 "국채 금리가 2.6%에 이어 2.55% 지지선을 지켜내지 못한 만큼 2.4%선 방어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흐름은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초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데다 다른 선진국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속속 동참하거나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이날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는 기자회견 중 단기금리 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루 전 독일 중앙은행이 마이너스금리 등 유럽 중앙은행(ECB)의 인플레이션 대응책을 인정할 것이라는 보도 역시 투자자들의 금리 전망을 하락 쪽으로 몰고 갔다는 분석이다.
페터 프래트 ECB 집행위원회 이사는 "어떤 중앙은행도 중기 인플레이션 목표를 제로로 잡지는 않는다"고 말해 미 국채 금리 하락을 부추겼다.
미국 국채 금리 하락은 달러화 약세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당장 이날 뉴욕 환시에서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07% 하락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뜻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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