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중소기업청이 판로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설치한 명동 중소기업 전용매장이 지난 9일 개점 1주년을 맞았다. 공공기관을 벗어나 쇼핑중심지에 만든 첫 전용매장이라는 점에선 박수를 받았지만 매출이 저조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1년 운영의 성적표다.
명동 중기매장은 중기청 산하기관인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운영을 맡고 있다. 중기유통센터가 12일 본지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명동 매장이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거둔 매출은 총 3억99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3300만원 수준을 벌어들인 것.
명동 매장은 공공기관을 벗어난 첫 매장으로 대한민국 쇼핑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서울 명동에 문을 열어 중소기업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그간 매장들은 인천공항면세점ㆍ고속도로 휴게소 등 공공기관 위주로 설치돼 고객 접근성이 다소 떨어졌다.
한정화 중기청장 역시 지난해 명동점 개점식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68%에 달하는 665만명이 찾은 명동에 중기 전용매장을 열게 돼 국내외 소비자들로부터 제품을 검증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향후 해외 대형 유통망 진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입지 특성을 살리지 못한 부진한 매출 성적으로 많은 돈을 들인 중기청으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정부예산 23억원과 월 임대료로 5800만원이 들어가는데 반해 월평균 매출이 3000만원에 불과해 매장의 입지조건이나 규모(90평)를 감안하면 판매실적이 매우 부진한 셈이다.
이같은 실적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때도 지적받은 부분이다. 오영식 민주당 의원은 "128개 입점 업체 중 22.7%에 해당하는 29개 업체의 매출액이 '0'으로 나타났고, 월별 평균 방문객도 375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기청은 입주효과와 운영방안 등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운영을 맡고 있는 중기유통센터는 최근 지적 사항을 반영한 매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매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매장 내 '택스리펀드'(Tax Refund) 데스크'를 설치했다. 부가가치세 환급을 돕기 위해서다. 아울러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와 연계해 고객을 모으고 인근호텔과 연계해 투숙객 대상 판촉 활동도 늘렸다. 눈에 잘 띄지 않던 간판도 크게 교체했다.
중기유통센터 관계자는 "지난 1년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목표 매출인 7억5000만원 달성을 위해 중소기업 지원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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