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2일 밤 10시45분.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광역시장 후보자로 윤장현 예비후보를 전략 공천한다는 소식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광주시장 전략 공천 여부를 두고 당 지도부는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기초연금법 처리 시한과 맞물려 '물타기'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론의 관심이 광주시장 전략 공천보다는 기초연금법 본회의 통과에 더 쏠릴 것으로 예상하고 밤늦은 시각 불과 1시간여 시차를 두고 발표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심야의 정치 테러'라는 얘기도 나돈다.
3일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단은 전날 광주시장 공천을 두고 처음으로 논의 시간을 가졌다.
저녁 7시30분부터 시작한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기초연금법 등 다른 의안도 논의했으며 광주시장 공천과 관련해선 모든 최고위원의 견해를 듣고 당 대표에게 결정을 위임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는 9시50분쯤 끝났고, 이후 김ㆍ안 대표는 늦은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윤 후보로 전략 공천을 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장 경선 방식과 일정이 차일피일 지연되면서 그동안 전략 공천설은 무수히 나돌았지만 당 지도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광주시장 선거를 의안으로 올려 공식 논의한 것은 이날이 유일하다.
이 자리에서 안 대표 측 최고위원은 찬성 의견을 냈지만 민주당 출신 최고위원은 대부분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찬반이 뚜렷했음에도 김ㆍ안 대표는 당초 생각대로 전략 공천을 강행했다.
공식 협의 테이블에 광주시장 공천 문제가 오른 지 불과 1~2시간 만이다. 애초에 광주시장은 김ㆍ안 대표가 전략 공천으로 방향을 잡고 난 뒤 '명분 찾기'와 '시간 끌기' 전략을 쓴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벌써부터 광주시장 전략 공천을 둘러싼 뒷말은 무성하다. 윤 후보가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인물인 탓에 안철수 지분 챙기기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략 공천은 기존 후보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질 때 '제3의 후보'를 수혈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을 낳고 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10%대로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용섭ㆍ강운태 후보 측은 '밀실 낙하산 공천'이라고 강력 반발하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로 맞불을 놓을 기세다. 당 공천에서 탈락한 기초의원을 포함한 무소속 연대 움직임도 일고 있다. 또한 이ㆍ강 후보 간 전략적 후보 단일화를 통해 어떻게든 윤 후보를 시장에서 낙선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상황이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광주가 새정치민주연합의 놀이터인가? 자신들의 안방인가? 김(한길)과 안(철수)은 새누리당의 2중대 같은 정치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정한 경선이 먼저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안철수는 낙하산 공천을 새정치라고 떠들고 있다. 부끄러움도 모르는 안철수"라고 적었고, "안철수와 그의 패거리들이 측근 낙하산 공천 찍으면서 광주의 정신을 팔았다. 호남을 이용하는 구태들이 반복되면서 호남이 전국에서 조금씩 고립되는 것"이라고 말한 네티즌도 있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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