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매각을 재추진하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전현직 사장들이 조속한 주인 찾기를 주문했다.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나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는 게 좋다"면서 "이제 주인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2001년 워크아웃을 끝낸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다. 산업은행은 2008년 대우조선해양 매각 우선협상자로 한화그룹을 선정했으나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무산됐다.
이후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은 5년째 답보 상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 대주주는 KDB산업은행(지분율 31.5%), 공적자금관리위원회(12.15%) 등으로 구성돼있다. 지난해 12월 지분 5%를 블록 세일로 매각한 공적관리위원회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매각을 재추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남 전 사장은 "주인이 없는 회사는 할 일이 너무 많다"면서 "언론으로 예를 들면 기자 혼자서 취재도 하고 편집도 하고 광고도 해야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 대상자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지만 제한을 두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회사를 비롯해 대우조선해양을 가장 사랑하는 기업이 인수해야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남 전 사장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역임했다.
남 전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포스코와 한화 GS, 현대중공업 외에도 외국계 기업을 포함해야 한다는 말로 해석된다. 당장 국내기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여력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계 기업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러시아 로스네프트는 컨소시업을 구성해 대우조선해양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기도 했다. 로스네프트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 31.5%의 지분 인수를 타진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방위사업을 포함한 대우조선해양을 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고재호 사장도 대우조선해양의 주인 찾기에 뜻을 같이 했다. 고 사장은 이날 인수 후보자에 대해 "저를 포함해 매각 대상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그는 "매각이 잘 되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는 고 사장 역시 전임 남 전 사장 임기 당시 불발로 끝난 대우조선해양의 주인찾기가 올해 안에 마무리해야한다는 말로 읽힌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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