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금융당국이 대형 은행들에 전체 자산의 5%에 해당하는 자기자본을 보유토록 하는 규정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JP모건 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미 8대 은행이 최소 680억달러의 추가 자본을 쌓아야 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청(OCC)은 8대 대형 은행들에 지주회사 차원에서 5% 이상, 자회사에는 최소 6%의 자기자본을 보유토록 하는 규정을 최종확정했다. 감독 당국이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제시했던 것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오는 2018년 1월1일부터 적용된다. 감독당국 측은 대부분 월가 은행들이 이미 자본비율 규정을 충족하고 있으며 이익을 보유하거나 자본지출을 줄이면 2018년까지 자본비율 조건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은 "이번 자본비율 규정은 대형 은행들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조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금융당국이 이번에 정한 자본 비율은 바젤 금융감독위원회가 정한 3% 비율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이 때문에 월가 은행은 곧 반발했다. 대형 은행 협의체인 금융서비스 라운드테이블 팀 파울렌티 의장은 "이번 자본비율 기준이 바젤 은행위원회가 정한 기준보다 엄격하다"며 "이번 자본비율 규정 때문에 미국 은행들이 불리한 조건에서 해외 은행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6월까지 이번 자본비율 규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8개 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은 바젤 기준과 동일한 3% 자본만 보유하면 된다고 미 금융당국은 밝혔다.
감독당국은 향후 수 개월 안에 위험가중 자산에 비례한 자본비율 규정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