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가 올 1분기 8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감소한 실적이지만, 우려했던 것에 비해서는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반도체 사업과 정보기술ㆍ모바일(IM) 사업부문이 효자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8일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8조7800억원)보다 4.33% 줄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53조원으로 0.25%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는 오히려 영업이익이 1.08% 늘었다. 매출은 10.59% 감소했다.
직전 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늘긴 했지만, 지난해 4분기 당시 신경영 20주년 특별 상여금(8000억원)이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역시 줄었다.
직전 분기 특별상여금을 감안한 조정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이다. 올 1분기의 애플 소송 관련 충당금을 감안했을 때 잠정 영업이익은 8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감소한 셈이다.
하지만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우려했던 것에 비해서는 선방한 실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부문이 선전했고, IT모바일(IM) 부문 역시 스마트폰 판매와 프리미엄 모델 비중이 늘면서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판매량과 평균판매단가(ASP)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며,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90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됐다. 메모리 업황 역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환율 변동폭이 크지 않아 호조가 지속된 것으로 추정됐다.
가전 부문은 비수기 영향 등으로 직전 분기 대비로는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80%가량 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가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전년 동기(2300억원)보다 74%가량 증가한 약 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인 성수기에 접어드는 2분기에는 CE 부문에서만 6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가 추정하는 사업부별 실적은 반도체부문 매출 9조8000억원과 영업이익 약 2조원, IM 부문 매출 34조원, 영업이익 5조8000억~5조9000억원, CE 부문 매출 12조1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4000억원 등이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에 바닥을 찍고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5가 이달 글로벌 출시를 하는데다, 이 실적은 대부분 2분기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브라질 월드컵을 대비한 TV 수요 증가와 생활가전제품 시장의 성수기 진입도 실적 개선의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단숨에 9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3분기와 4분기에는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영업이익 36조7850억원)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수적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을 전망하던 외국계 증권사들도 올해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NP파리바는 삼성전자가 올 3분기와 4분기 모두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겨 연간 영업이익 이 사상 최대인 38조2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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