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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유출 카드사 영업정지 후 한달, 고객 유출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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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불편도 증폭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1.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심지영(여·32)씨는 산후조리를 위해 머물고 있던 고향 경북 문경에서 '고운맘카드'를 발급 받으려 인근 국민은행을 방문했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고운맘카드는 신한카드와 국민카드 두 곳에서 발급해주고 있었지만 카드사 영업정지로 인해 국민은행에서 발급해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경시에는 신한은행 지점이 없어 서울로 돌아와서야 고운맘카드를 손에 쥘 수 있었다.


#2. 다음달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김현지(여·28)씨는 롯데백화점에서 혼수 예단용 이불과 침구류 등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포기했다. 혼수마련에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롯데백화점 카드를 새로 만들려 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백화점 카드가 있으면 5% 할인이 가능했지만 어쩔 수 없이 김 씨는 다른 신용카드나 백화점 카드의 혜택을 비교하는 중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KB국민·롯데·NH농협카드가 영업정지 철퇴를 맞은 후 한 달, 고객 유출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필요에 의해 해당카드를 발급 받으려는 고객들이 느끼는 불편함도 함께 증폭되는 양상이다.


12일 하나SK카드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영업일 기준으로 하나SK카드에서 발급하는 '아이사랑카드' 신규 카드 발급수가 전년동일대비 256% 급증했다. 아이사랑카드는 국민·하나SK·우리카드에서 발급됐지만 영업정지 이후 국민카드에서는 이를 취급할 수 없게 된 영향이다. 우리카드의 경우 농협·신한카드와 함께 발행해오던 '국민연금증카드'의 신규 발급 점유율이 한달만에 23%에서 35%로 늘어났다. 현재 농협카드에서는 국민연금증카드를 발급 받을 수 없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해당 카드가 아이들 보육과 관련된 카드이다 보니 2월과 3월 학기 초에 고객이 많이 몰리는데 지난 2월에도 신규 카드 발급수가 전년대비 10% 가까이 늘었다"며 "특히 영업정지 한달 째인 이달 들어 고객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카드센터에는 지난달부터 고객 발길이 뚝 끊겼다. 상담창구도 총 8개 중 5개만 열려 있다. 카드 발급을 전담하던 설계사들은 각 층에 위치한 안내 업무센터와 고객센터로 자리를 옮겼다고 백화점측은 설명했다.


카드센터의 한 직원은 "신규 카드를 발급 받으러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이 불편해 하고 있다"면서 "정보유출에 대한 우려로 늦게라도 교체를 원하는 고객들도 여전히 다녀간다"고 말했다.


기존 고객이라고 해도 새로운 종류의 카드 발급이 어려워 불편함을 호소하는 고객들도 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지점에서 만난 주부 이영주(33)씨는 "주변에서 국민카드에서 나오는 '민 체크카드'가 혜택이 많다고 듣고 원래 쓰고 있던 국민은행 계좌 체크카드를 교체하러 왔는데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혜택이 더 많은 다른 은행 계열 체크카드로 바꿀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농협은행에서는 신용 및 체크카드의 기능도 없는 단순히 현금 인출 기능만 갖고 있는 현금카드를 발급해주는데 1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농협은행 지점을 방문한 한 고객은 "제대로 된 기능을 하는 카드 발급도 어려운데 수수료까지 내라고 하니 굳이 농협 통장을 개설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미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는 현금처럼 하나의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카드사 영업정지는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에 불과하다"며 "해당 카드사가 신규 고객 감소 등 일부 영업상의 불이익을 받기도 하겠지만 관련 징계는 금융당국이 더 고심했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영업정지 등 금융소비자에게 불편을 가중시키는 제재보다는 과징금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카드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영업정지조치를 하더라도 다른 카드사를 이용하면 된다는 판단은 카드소비패턴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것"이라며 "차라리 과징금 부담을 높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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