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이 도시 근로자 가구의 5.7년치 소득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뿐만 아니라 수도권 아파트의 전셋값도 4.1년치, 전국은 3.3년치의 소득에 해당되면서 소득 대비 전세 부담이 최근 10년 사이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24일 부동산114가 전국 707만여가구의 전세금과 통계청 수치를 비교한 결과 서울의 지난해말 평균 전셋값은 3억1265만원으로 지난해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 연간 소득(5527만원)의 5.66배에 달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도시근로자 가구가 번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을 때 서울 시내 아파트 전세 보증금 마련에 걸리는 기간이 평균 1년6개월 이상 더 늘어났다.
소득에 대한 서울 시내 아파트의 전세가 배율도 뛰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이 컸던 2008년 4.12배를 기록한 후 변동폭을 보이다 지난해 급등했다. 전셋값 상승폭이 소득 증가세보다 높았던 이유로 지난해말 서울시내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2억7767만원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12.6%나 올랐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추세를 보여 소득 대비 전세금 배율은 수도권(4.05배)과 전국(3.25배) 모두 최근 10년 사이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시 구별로는 서초 9.74배, 강남 9.08배, 송파 7.84배, 용산 7.71배 등으로 높았고 그나마 평균 전셋값이 낮은 지역인 노원(3.43배), 도봉(3.47배) 등도 3배를 훌쩍 넘었다. 이밖에 수요가 많은 공급면적 99~132㎡미만(30평형대) 크기 아파트는 서울이 5.87배, 수도권이 4.35배, 전국이 3.63배에 달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 공급물량이 부족해 전셋값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도시 근로자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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