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에너지 혁명으로 불리면서 제2의 골드러시로 통하는 미국의 셰일가스. 하지만 19세기 정작 돈을 버는 이들은 금을 캐러 간 광부 보다는 주변 숙박업소나 광부들의 작업복을 판 청바지업자였다. 국내 펀드시장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직접 셰일가스에 투자하기 어렵다 보니 공모형 셰일가스MLP펀드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사로 떠오른 것.
MLP(매스터합작회사)는 미국 내 셰일가스를 생산한 뒤 최종 판매될 때까지 중간 과정에 투자하는 회사다. 이들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내 셰일가스 개발 붐이 일고 있지만 가스를 수송·처리하는 인프라 수요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2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 MLP펀드를 내놓은 한화자산운용의 펀드가 출시 한 달만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미국 정부가 MLP회사의 법인세를 면제하는 대신 매년 5~6%의 배당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기 때문이다. 한화운용의 MLP펀드는 편입자산인 11개 미국 MLP주식 중 10곳에서 이달 중순 연 환산 기준 4.92%의 배당받았다. 펀드 성과와 별개로 받는 배당성향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기혁도 한화운용 AI본부장은 "높은 변동성과 금리가 상승하는 지금이 주식ㆍ채권 등 전통적 상품에서 대체투자 상품으로 전환할 시점"이라며 "분기마다 시중금리 이상의 배당금과 셰일 에너지 붐의 최대 수혜로 성장이 기대되는 MLP펀드가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화운용이 MLP회사에 직접운용을 통해 성과를 낸다면 국내서 두번째로 나오는 공모형 MLP펀드는 스왑형태로 운용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내달 초 모건스탠리와 수익률 스왑계약을 통해 운용하는 MLP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투운용이 이번에 내놓는 MLP펀드는 기존 해외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채권(ETN)과 달리 미국내 법인세와 원천세가 면제된다. 국내에서 배당소득세 15.4%만 부담하면 된다. MLP는 과세 대상 이익의 90%를 분배해야 한다. 하지만 한투운용은 MLP를 직접 보유하지 않고 스왑계약을 통해 성과만을 취하기 때문에 미국내 법인소득세를 부담하지 않고 세금신고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한투운용과 스왑형태의 계약을 맺는 미국의 현지 MLP 전문 운용사인 쿠싱 매니지먼트(Cushing MLP Asset Management)가 MLP 관련 장외파생상품을 지정하면 모건스탠리가 이 상품에 투자하고 여기서 나온 수익을 한국운용의 펀드가 취하는 방식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스왑계약을 통해 MLP포트폴리오의 월별평가손익과 분배금을 정산해 MLP를 직접 보유하지 않고 MLP에 투자하는 효과는 거두는 펀드"라며 "그동안 공모형 유전펀드 등을 출시해 실물자산 펀드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MLP펀드 운용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MLP 대표 인덱스인 '알레리안 MLP 인덱스는'는 2002년부터 연평균 17.9%의 성과를 기록하며 S&P500 보다 약 3배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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