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로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글로벌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자금이 필요한 모바일 플랫폼 벤처기업과 아이디어와 가입자 기반을 원하는 인수기업의 수요가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메신저를 향한 기업들의 구애가 뜨거워지고 있다"면서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 카카오톡 상장 계획, 라쿠텐의 바이버 매각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모바일 벤처 기업들의 가격은 오르고 있는데도 M&A가 계속되는 이유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잘 맞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서비스를 개발한 벤처 업체는 자금을 확보해야 하고, 인수하는 측에서는 자금만으로는 부족한 아이디어나 가입자 기반을 원한다는 논리다.
이 연구원은 "왓츠앱은 광고가 없고 메시지 전송이 빨라 서구권 이용자들의 취향과 잘 맞는 플랫폼"이라면서 "하지만 수익기반이 없어 사용자들에게 서비스 이용료를 받아야 했는데, 페이스북 인수로 자금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왓츠앱의 월간 이용자수(MAU)는 4억5000만명, 일평균 가입자수는 100만명이다. 9개월간 이용자수도 두배로 늘었고 트위터보다 사용빈도가 높다.
비슷한 사례로 바이버(VoIP 어플리케이션)를 들 수 있다. 바이버는 일본 회사 라쿠텐에 매각됐다. 바이버의 가입자수는 2억8000만명, MAU는 1억명에 달한다. 회원 수 2억2500만명을 보유한 라쿠텐의 바이버 인수 가격은 9억달러 수준이었다.
이 연구원은 베트남 이동통신사 비에텔 인수설이 나왔던 카카오톡도 언급했다. 그는 "카카오톡의 인수설은 사실이 아닌걸로 판단되고 현재 상장이 구체화되고 있다"면서 "현 시가총액은 2조3500억원 정도로 추산한다"고 예상했다.
한편 왓츠앱은 구글이 제시한 인수가액 10억 달러에 비해 19배 높은 190억 달러를 제시한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이 중 현금 지급은 40억 달러이고 120억달러는 주식, 30억 달러는 왓츠앱 창업자와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얀 쿰 왓츠앱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 등기이사로 합류하게 된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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