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올해 신입생은 150명이지만 언젠가는 목표로 한 학부ㆍ대학원 재학생 정원 5000명이 채워질 수 있을까?
중국 쑤저우(蘇州)대학이 지난해 개설한 라오스 분교에 올해 대학생 50명과 야간 학부에 100명이 입학했지만 시설 공사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최근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INYT)가 전했다.
쑤저우대는 중국 대학 중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해 라오스 캠퍼스에서 학생을 받았다. 쑤저우대 라오스 캠퍼스는 또 라오스 정부가 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으로 인가를 내준 첫 외국 대학이다. 쑤저우대 라오스 캠퍼스는 그동안 해외 대학을 유치하던 중국이 이제 자국 대학을 해외에 내보내 현지에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전파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학비, 라오스 현지 대학의 5배= 쑤저우대는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인근 57에이커(23만㎡) 부지에 3년에 걸쳐 캠퍼스를 짓기로 했다. 첫 단계로 700만달러를 들여 지난해 말까지 카페테리아와 기숙사, 교실ㆍ사무실 건물을 올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건물이 들어설 자리에는 지금도 퇴거 명령을 거부하는 주민들의 집이 버티고 있다.
쑤저우대 라오스 캠퍼스의 왕지에샨 부총장은 "마을 사람들이 이사하려고 하지 않아 아직 착공하지 못했다"며 "공사를 시작하려고 할 때마다 그들이 저지한다"고 INYT에 말했다. 왕 부총장은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라오스 정부가 팀을 구성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처음 계획한 대로 "3년 내에 캠퍼스를 완공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현재 쑤저우대 라오스 캠퍼스 학생들은 임시로 마련된 건물에서 강의를 듣는다. 현재 법학, 중문학, 중국어, 경제학, 무역 전공이 개설돼 있다. 라오스 캠퍼스 학생들은 이곳에서 1년 공부한 뒤 남은 3년은 장쑤(江蘇)성 쑤저우에 있는 본교에 가서 배운다. 쑤저우대학에는 학부ㆍ대학원생 4만1000명이 재학 중이다.
라오스 현지 대학과 비교해서 쑤저우대 라오스 캠퍼스는 학비가 5배나 된다. 라오스 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평균 300달러인데 쑤저우대 라오스 캠퍼스는 1500달러에 달한다. 게다가 본교에서 공부하려면 연 2500달러를 내야 한다. 학생들은 라오스에 캠퍼스가 갖춰진 뒤에는 이곳에서 4년 학부 과정 전체를 이수할 수 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현재 여건이 열악하고 불리한 점도 많지만 왕 부총장은 쑤저우대 라오스 캠퍼스의 미래를 낙관한다. 그는 "여기에서 졸업할 때쯤 되면 학생들은 모두 중국어로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어도 두 개 언어를 구사하고 두 나라 문화를 이해하면 이곳에 진출한 중국 기업에서 잘 근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쑤저우대 라오스 캠퍼스에서 국제경제학과 무역을 전공하는 리파코네 랏시다(19)는 "앞으로 더 많은 중국 기업이 라오스에 올 것"이라며 "중국어를 할 줄 알면 중국 직장을 잡기 더 쉽다"고 말했다.
INYT는 쑤저우대가 라오스에 진출한 배경으로 인구 650만명인 이 나라에 부는 중국 바람을 꼽았다. 중국 기업이 라오스에 대거 진출해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자 이곳에서 중국어 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과 라오스 국경지대에 중국 학교가 많이 생겨났고,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중국 학교에 입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비엔티안의 리우토우 중국 학교에서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모두 24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 학교 학생은 지난 몇 년 동안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약 10% 증가했다.
린중슝 교장은 "교실과 교사가 충분하지 않아 많은 좋은 학생들이 등록하지 못한다"고 들려줬다. 중국에서 온 교사 29명을 포함해 모두 160명이 교단에 선다.
라오스 경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이 농업국가에 공장을 짓고 메콩강 유역에 댐을 건설하고 있다. 또 비엔티안과 쿤밍(昆明)을 잇는 고속철도 사업이 착공될 예정이다.
두 나라가 경제적으로 더 가까워지는 한 쑤저우대 라오스 캠퍼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점차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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