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파킨슨병 치료 다양한 방법 내놓아

기존 치료 방법 총망라해 정리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퇴행성 뇌질환의 일종인 파킨슨병은 치료될 수 있을까. 국내 연구진이 최근 파킨슨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 방법에 대한 이론을 총 정리한 리뷰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뷰논문은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를 초청해 최신 연구 성과와 결과를 총망라해 최근 동향을 정리하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와 연구방향을 제시하는 형태의 논문을 말한다.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퇴행성 뇌질환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이해는 부족한 상황이다. 뇌염증 반응이나 단백질의 응집 같은 병리현상을 신경세포 사멸과 유기적으로 연관 지어 설명할 수 있는 통합된 이론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연구진은 알파-시뉴클린(α-synuclein,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 등 뇌질환 발병에서 특징적으로 발견되는 응집체를 구성하는 단백질로 세포질에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에 관여하는 물질)이 신경세포로부터 분비돼 주변세포에 영향을 준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수행했다.

최근 일련의 연구결과와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연구팀의 결과를 토대로 분비된 알파-시뉴클린 응집체가 주변의 건강한 신경세포로 전이돼 응집체 형성을 유도해 신경세포 사멸을 일으킨다는 일련의 기작이 정리돼 있었다. 응집된 알파-시뉴클린이 염증을 일으키는 세포를 자극해 신경세포에 이차적으로 더 큰 스트레스를 주는 기전도 설명돼 있다. 결국 신경세포로부터 분비된 세포 외부의 알파-시뉴클린이 중요한 치료타깃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파킨슨병에 대한 치료 방법으로 국내 연구진은 ▲알파-시뉴클린의 항체를 이용해 세포밖 알파-시뉴클린을 제거하는 면역치료 ▲알파-시뉴클린을 포식작용으로 흡수할 수 있는 미세아교세포를 늘릴 수 있는 방법 ▲알파-시뉴클린에 의한 염증유도 반응을 억제해 뇌염증반응을 억제하는 방법 ▲알파-시뉴클린의 분비를 억제하는 방법 ▲알파-시뉴클린의 비정상적 응집체 형성을 억제하는 방법 등을 통한 치료제 개발 전략 등으로 정리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특이적 항체에 의한 면역요법 등 세포외부 알파-시뉴클린의 제거 기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고 동물모델에서 일부 증상 완화도 관찰했다.

이번 연구는 건국대 의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가 주도하고 이혜진 교수(제1저자), 배은진 박사가 공동으로 작성했다. 이번 리뷰 논문(Review)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과 보건복지부 한영알쯔하이머공동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신경과학 분야 종설학술지 네이처 리뷰스 뉴롤로지(Nature Reviews Neurology)지 1월 28일자 온라인판((논문명 Extracellular a-synuclein: a novel and crucial factor of Lewy body diseases)에 게재됐다.

이 교수는 "퇴행성 뇌질환에서 병리현상이 전개되는 새로운 기전을 제시해 파킨슨병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기초연구 수준에서의 기전 제시이므로 치료법 개발을 위해서는 기전의 확실한 검증과 응용연구 등이 필요하다"며 지나친 해석은 경계했다.

◆다음은 연구진과 일문일답

-성과는.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병리현상이 전개기전에 있어 기존 개념과는 달리 단백질 응집체의 병리작용이 신경세포 안에 머무르지 않고 신경세포로부터 분비돼 주변세포에 영향을 준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 것이다.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되는지.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앞으로 치료제 개발까지 걸리는 시간이 궁금하다.
▲5~10 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