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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변수…도요타 "노조 임금요구안 지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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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디플레이션 탈출에 사활을 건 아베노믹스에 또 하나의 변수가 등장했다. 일본 최대 기업인 도요타 자동차가 노조와의 임금 협상에서 갈등을 예고한 것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엔저 유발→기업 이익 증가→노동자 임금 인상→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임금 인상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도요타의 미야자키 나오키 이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가 요구한 임금 인상 수준이 놀랄 정도로 높다"고 말했다.


가입자 수가 5만명이 넘는 도요타 노조는 평균 월급 4000엔 인상과 6.8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연간 보너스를 요구하고 있다. 6.8개월치 월급은 약 244만엔 수준이다. 도요타가 지난해 노조와 합의한 보너스는 약 205만엔이었다. 251만엔이 지급됐던 2008년 이후 가장 많았다.

나오키는 "기본급여가 오르면 보험 등 다른 비용도 오르기 때문에 급여 1엔 인상은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이 2엔 이상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춘투(春鬪·매년 2월 열리는 일본 노동조합의 단체협상) 최종 결과를 보고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할 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 경제가 개선됐고 따라서 개인소비 확대의 필요성이 늘었다는 점을 감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요타는 지난 4일 회계연도 3·4분기(10~12월) 실적 발표에서 이번 회계연도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1조9000억엔으로 상향조정했다. 도요타의 지난 회계연도 연간 순이익은 9622억엔에 불과했다. 엔저 효과로 순이익 2배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의 이번 회계연도 3·4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조5268억엔으로 전년동기대비 135% 증가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해서 엔저를 이익을 늘려줬으니 노동자 임금을 올려주라고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2월 한 인터뷰에서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웃돌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베는 지난 17일 인터뷰에서는 임금 상승률이 2~3% 정도면 최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노동성 통계 결과 지난해 12월 초과근무 수당과 보너스를 제외한 기본 급여는 24만1525엔에 그쳐 전년동월대비 0.2% 줄었다.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 1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보너스와 초과근무 수당을 포함한 총급여는 전년동월대비 0.8% 증가한 54만4836엔을 기록했다. 하지만 12월 기준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였다. 즉 총급여 상승률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돌았기 때문에 소비가 살아나기 힘든 상황인 셈이다.


일본 자동차노조연맹에 따르면 올해 일본 자동차 노조는 올해 모두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12년 만에 처음이다. 또 15년 만에 처음으로 5개월치 이상의 월급에 해당하는 연간 보너스를 요구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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