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한 달 만에 추가로 양적완화(QE) 규모 축소(테이퍼링)에 나설 전망이다. FRB의 테이퍼링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셈이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경제가 아직 선진국의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감당하기엔 취약한 점이 많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FRB가 이달 28~29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QE 규모를 추가로 100억달러(10조6700억원) 줄이는 준비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FRB는 지난해 12월 FOMC에서 처음으로 100억달러 규모의 테이퍼링을 결정한 바 있다. FRB는 그동안 장기 금리 인하와 소비 및 투자 유도를 위해 매달 850억달러 상당의 미 국채와 모기지채권(MBS)을 사들였다. 이제 그 규모가 650억달러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WSJ는 이 같은 결정이 오는 29일 오후에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FRB가 1월에도 테이퍼링을 이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강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의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상당히 부진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난해 12월 일자리 증가는 7만4000개에 불과했다. 앞선 4개월 동안 평균 21만4000개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던 것에 한참 못 미쳤다.
그러나 12월의 고용 지표가 미국 경제가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FRB의 정책 판단을 바꾸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FRB의 매파들은 그동안의 대규모 QE로 인해 자산 거품(버블)이 우려된다며 조속한 테이퍼링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월가에선 올해 중으로 QE 정책이 완전히 종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같은 날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RB의 출구전략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급격한 자본유출 등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IMF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 발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5월 (버냉키 의장의) 테이퍼링 언급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블랑샤르 이코노미스트는 또 “선진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경기 부양책으로 인한 자산 거품 현상을 우려해 성급하게 출구전략을 서두를 경우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며 FRB의 신중한 접근을 거듭 주문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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