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지난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설 명절을 앞두고 상품권이나 선물세트를 사려는 고객들로 북적거려야 할 백화점이 롯데카드센터를 찾은 고객들로 더 붐볐다.
이날 하루만도 수천여명이 카드를 재발급 받거나 해지하기 위해 번호표를 들고 대기하거나 임시 부스에 이름과 연락처를 적고 발길을 돌렸다.
사상 초유의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 파장이 설 명절을 앞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롯데카드와 제휴가 많은 롯데계열 백화점, 대형마트의 경우 대부분의 매장 내부에 롯데카드센터가 위치해 있어 제휴카드 이용을 축소하거나 해지하려는 고객들로 난장판을 이뤘다.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한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의 경우 소비자들이 은행창구에서 카드 재발급이나 해지업무를 보는 것과 달리 롯데카드는 백화점내 롯데카드센터로 고객들이 몰린 것이다.
롯데카드와 계열사끼리 활발한 제휴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롯데백화점은 이번 사태의 불똥이 설 명절 매출 상승의 복병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 신세계 등의 백화점이 2∼3개 카드사와 제휴해 마케팅을 하고 있는 반면 롯데백화점은 롯데카드와의 제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9일 끝난 신년세일에서 전점 기준 10.6%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고, 일주일 남짓 설 연휴를 앞두고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서 롯데카드에서 26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아연실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일이 롯데카드에만 발생한 일이 아니고,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가 많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매출에 영향이 있다고 단정해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매출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온라인쇼핑몰 등에 대한 정보보호는 강화하면서 카드사에 대한 점검은 게을리 한 정부에도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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