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일대에 지배력을 강화하는 새 남중국해 관리 규정을 발효하자 미국과 주변국의 반발이 거세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해 주변국의 반발을 산 데 이어 중국의 어업 관할권 보호를 이유로 이달 1일자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 외국 어선이 진입할 경우 자국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를 만들어 발효 시켰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에 대해 "도발적이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조치"라고 강력 비난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이 아직 국제법적으로 자국의 해역이라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국가들의 어업 행위를 제한하는 조례를 통과 시킨 것은 도발적이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조치"라고 입장 표명을 했다.
그동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비교적 신중한 행보를 보이던 대만마저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대만 외교부는 "중국의 새 남중국해 관리 규정이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조치"라며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도 "남중국해 주요 군도와 주변 해역 일부는 전통적으로 우리의 영토"라면서 "대만 선박의 운항권을 존중해 달라"고 전했다.
베트남 정부도 일부 분쟁 지역에 대한 주권을 거듭 강조했으며 필리핀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필리핀 주재 중국대사관에 자세한 해명을 요구했다. 필리핀은 특히 중국의 이번 조치에 대응, 주변해역에서 독자적으로 조업규제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는 등 강경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중국은 새 남중국해 관리 규정에 대해 "어업자원 보호를 위한 것"이라며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하이난성이 1993년 '어업조치'를 반포한 뒤 지난해 11월 제2차 개정이 이뤄진 것이고 이는 자국 어업자원에 대한 보호ㆍ개발ㆍ합리적 이용을 강화해 어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