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국형 경영패러다임 3.0]해외서 본 한국기업…정경유착 1세대 그림자 지우고 日에 승리

시계아이콘01분 5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1928년 초판이 탄생한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가장 정확하고, 전문적이며, 권위 있는 세계 최고의 영어사전이다. 1989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한국의 고유명사로 '재벌(chaebol)'이 등장했다. 재벌의 뜻은 다음과 같다.


"한국(남한)의 대기업 형태. 대규모 사업 집단으로 가족 경영을 위주로 함. 가족으로 소유와 경영이 이뤄지며 가족의 폐쇄적인 소유와 경영, 지배가 특징."

이처럼 재벌이라는 단어는 과거 한글, 김치, 태권도 등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했다. 바꿔 말하자면 외국에서 바라보는 우리 기업들과 한국식 오너 경영에 대한 시선은 멸시와 비웃음에 불과했다.


한국 오너 경영의 역사를 살펴보면 고도 성장기가 시작된 1970년대부터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1997년까지를 1세대, 이후부터 지금까지를 2세대, 이제 막 문을 연 3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명시된 재벌이란 단어는 1세대 오너 경영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후진국에서는 빈번하게 벌어지는 일이지만 당시만 해도 고도 성장기에 있었던 우리나라는 대규모 기간산업을 벌이고 이를 특정 재벌 회사에 맡겼다.


정권의 비호가 없으면 성장도 불가능한 것은 물론 사업조차 할 수 없었던 시대다. 기업의 오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사업보다 정경유착이었다.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태로 법정에 선 기업인은 대기업 총수 8명을 포함해 총 40여명에 달했다. 재벌로 불리던 당시 오너 경영인 대부분이 법정에 서야 했다. '한강의 기적' 속에 가려진 1세대 오너 경영의 단면이었다.


세계 언론은 한강의 신화 속에 감춰진 이면을 들춰내며 한국식 오너 경영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후 과거사를 청산한 오너 기업들은 2세대로 진화했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2세대 오너 경영 시대는 이른바 글로벌 시대다. 정권의 비호로 내수 시장이나 국가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들을 수주해 돈을 벌었던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향하며 우리나라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다.


이 시점에서 재벌이라 불리던 1세대 오너 경영의 재평가가 시작됐다. 일본 업체를 따라 하기 급급했던 전자·자동차 업체들은 세계 시장으로 몸집을 불려가기 시작했다.


한국식 오너 경영도 자리 잡았다. 1세대 오너 경영 시대에 오너의 절대적인 권력과 사업감각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면 2세대 오너 경영 시대에선 전문 경영인과의 호흡이 중요해졌다. 사업 영역은 더욱 커졌고 기술과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젊은 전문 경영인들이 합류하면서 한국 오너 기업들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


지난해 초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일본의 경쟁업체를 누르고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자국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각종 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한국이 급부상하며 한국식 오너 경영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커 국내 경제계는 물론 정치권도 이들 기업의 과도한 영향력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평가였다.


이 같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함께 호흡하는 2세대 오너 경영은 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세대 오너 경영의 가장 큰 특징은 과감한 투자다.


전문경영인의 경우 사업에 대해선 잘 알지만 책임 문제로 인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오너의 경우 자가당착에 빠질 우려가 많다. 하지만 오너가 자신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가진 전문경영인과 긴밀하게 상의해 투자를 결정할 경우 과감한 투자로 경쟁사들을 한발 앞서 갈 수 있다.


이 같은 2세대 오너 경영의 특징이 지금의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수출 대기업들을 일군 것이다.


수출로 인한 고성장이 멈춘 현재 2세대 오너 경영은 3세대 오너 경영에 자리를 넘기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3세대 오너 경영에는 투명한 기업 경영과 창조경제를 통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다시 한 번 한국식 오너 경영의 시험대가 마련된 것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