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지구촌을 이끄는 W리더십]-③앙겔라 메르켈

시계아이콘01분 2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지난해 12월17일(현지시간) 독일 연방 하원 분데스탁에서 유럽의 정치사가 새롭게 쓰여졌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압도적인 표차로 3선 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그가 이번 임기 4년까지 채우면 11년6개월 동안 장기 집권한 고(故)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를 제치고 유럽 최장수 여성 총리로 등극하게 된다.


메르켈이 3선 총리가 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가 이끄는 보수연합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압승하고도 석 달이나 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 의석 수가 5개 부족한 탓이었다. 5명만 영입하면 단독 정부 구성도 가능했지만 메르켈 총리는 유혹을 과감히 뿌리쳤다. 대신 정공법으로 진보성향의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사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다. 독일 국민 다수가 이를 원했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대연정을 위해 야당 당사까지 직접 찾아가 17시간의 마라톤 협상도 마다하지 않았다. 증세파인 사민당을 설득하기 위해 최저 임금제 시행 등 야당의 요구도 수용했다. 게다가 15개 장관 자리 가운데 경제 부총리, 외무장관, 법무장관 등 요직 6개를 연정 파트너에게 내주며 정치 현안도 일괄 타결했다.


이로써 독일 역사상 세 번째 좌우 대연정을 이뤄낼 수 있었다. 독일의 2차 좌우 대연정(2005~2009년)도 메르켈 총리의 작품이다.

이번 내각 구성에서 독일의 첫 여성 국방장관으로 기록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메르켈 2기 정부에 반기를 든 인물이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그를 국방장관으로 기꺼이 기용했다.


이는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그는 두 차례나 보수ㆍ진보 연정을 구성하며 '통합 정치'의 실천자가 됐다. 이는 남성 정치인들도 이루지 못한 대업이다. 메르켈 총리가 '유럽의 여제'로 불릴 만큼 강한 결단력을 갖고 있지만 상대방에 대해 배려하고 인정하는 '포용의 리더십'으로 일궈낸 성과다. 메르켈 총리의 이런 리더십은 '마더십'으로 불린다.


메르켈은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났으나 목사인 아버지 따라 동독으로 이주해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베를린 과학 아카데미 물리화학 연구소에서 양자화학 분야 연구원으로 일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1989년 메르켈은 정치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듬해 통일 독일을 이끈 헬무트 콜 총리의 신임 아래 여성청소년부 장관 등 여러 요직에 두루 앉았다.


그러나 콜 총리가 정치자금 스캔들에 휘말리자 메르켈은 자기의 정치적 '멘토'인 콜 총리에게 등 돌렸다. 콜 총리 퇴진을 관철시킨 메르켈은 2005년 연정 구성에도 성공해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됐다.


메르켈 총리가 글로벌 경제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집권 2기 때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재정난에 허덕이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이때 메르켈 총리는 유럽의 경제위기 돌파를 주도하며 사실상 '유럽의 총리'로 떠올랐다.


메르켈 총리에게는 '철의 여인' 대처 총리에 빗댄 '게르만의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이 따라 다닌다. 메르켈 총리는 이탈리아ㆍ그리스 등 유로존 위기국들에 대한 구제금융 조건으로 혹독한 긴축재정부터 요구해 주변국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해외출장을 떠나는 날에도 남편의 아침까지 챙겨주는 등 소탈하고 가정적인 주부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