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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을 이끄는 W리더십]-③앙겔라 메르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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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지난해 12월17일(현지시간) 독일 연방 하원 분데스탁에서 유럽의 정치사가 새롭게 쓰여졌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압도적인 표차로 3선 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그가 이번 임기 4년까지 채우면 11년6개월 동안 장기 집권한 고(故)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를 제치고 유럽 최장수 여성 총리로 등극하게 된다.


메르켈이 3선 총리가 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가 이끄는 보수연합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압승하고도 석 달이나 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 의석 수가 5개 부족한 탓이었다. 5명만 영입하면 단독 정부 구성도 가능했지만 메르켈 총리는 유혹을 과감히 뿌리쳤다. 대신 정공법으로 진보성향의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사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다. 독일 국민 다수가 이를 원했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대연정을 위해 야당 당사까지 직접 찾아가 17시간의 마라톤 협상도 마다하지 않았다. 증세파인 사민당을 설득하기 위해 최저 임금제 시행 등 야당의 요구도 수용했다. 게다가 15개 장관 자리 가운데 경제 부총리, 외무장관, 법무장관 등 요직 6개를 연정 파트너에게 내주며 정치 현안도 일괄 타결했다.


이로써 독일 역사상 세 번째 좌우 대연정을 이뤄낼 수 있었다. 독일의 2차 좌우 대연정(2005~2009년)도 메르켈 총리의 작품이다.

이번 내각 구성에서 독일의 첫 여성 국방장관으로 기록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메르켈 2기 정부에 반기를 든 인물이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그를 국방장관으로 기꺼이 기용했다.


이는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그는 두 차례나 보수ㆍ진보 연정을 구성하며 '통합 정치'의 실천자가 됐다. 이는 남성 정치인들도 이루지 못한 대업이다. 메르켈 총리가 '유럽의 여제'로 불릴 만큼 강한 결단력을 갖고 있지만 상대방에 대해 배려하고 인정하는 '포용의 리더십'으로 일궈낸 성과다. 메르켈 총리의 이런 리더십은 '마더십'으로 불린다.


메르켈은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났으나 목사인 아버지 따라 동독으로 이주해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베를린 과학 아카데미 물리화학 연구소에서 양자화학 분야 연구원으로 일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1989년 메르켈은 정치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듬해 통일 독일을 이끈 헬무트 콜 총리의 신임 아래 여성청소년부 장관 등 여러 요직에 두루 앉았다.


그러나 콜 총리가 정치자금 스캔들에 휘말리자 메르켈은 자기의 정치적 '멘토'인 콜 총리에게 등 돌렸다. 콜 총리 퇴진을 관철시킨 메르켈은 2005년 연정 구성에도 성공해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됐다.


메르켈 총리가 글로벌 경제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집권 2기 때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재정난에 허덕이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이때 메르켈 총리는 유럽의 경제위기 돌파를 주도하며 사실상 '유럽의 총리'로 떠올랐다.


메르켈 총리에게는 '철의 여인' 대처 총리에 빗댄 '게르만의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이 따라 다닌다. 메르켈 총리는 이탈리아ㆍ그리스 등 유로존 위기국들에 대한 구제금융 조건으로 혹독한 긴축재정부터 요구해 주변국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해외출장을 떠나는 날에도 남편의 아침까지 챙겨주는 등 소탈하고 가정적인 주부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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