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군당국이 한국형 전투기(KF-X) 체계개발에 착수해 국내외 방산기업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올해 국방예산에 한국형 전투기 120여대를 개발하기 위해 체계개발 착수금 200억원이 반영됐으며 2023년 초도기를 양산하고 이후 7∼8년 동안 전력화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FX는 '하이(high)급' '미들(middle)급' '로우(low)급'으로 구성되는 공군 전투기 중 미들급을 양산한다. 일명 '보라매사업'으로 불리는 KFX의 큰 틀을 잡기 위해서는 단발 엔진을 적용할지 아니면 쌍발 엔진을 장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KFX의 엔진이 쌍발로 결정될 경우 유로파이터에 사용된 유로제트 'EJ200', 슈퍼호넷에 들어가는 GE사의 'F414'가 유력하다. 단발엔진을 적용할 경우 F35스텔스 엔진을 납품한 경력이 있는 미국 PW사가 유력해진다.
국내 방산기업인 삼성테크윈은 어느 엔진을 사용해도 수혜자가 된다. 위탁면허생산을 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방산기업으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엔진분야에서만 100여개의 중소기업이 해외업체로부터 기술이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KFX 체계개발업체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유력하다. KAI는 지난 2일 KFX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조직도 개편했다. 장성섭 부사장이 KFX 사업추진본부장을 맡아 초기단계부터 사업을 맡기로 했다.
KFX는 연구개발비 6조원, 양산비용 8조원, 30년 유지비 9조원 등 총 23조원의 사업비를 들여 120대 규모의 4.5세대 국산전투기를 생산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그림대로만 된다면 5조원 이상 예산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19조~23조원 산업 파급 효과, 40조7000억원 기술 파급 효과, 4만~9만명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발비용과 FX 사업을 통한 기술이전이 관건이라는 지적도 있다. 개발이 늦어질 경우 개발비가 늘어나 과다 생산비용으로 수출가능성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FX사업을 통해 기술이전을 받지 못할 경우 개발 의미가 무색해질 수 있다.
노장갑 한국국방연구원(KIDA) 박사는 "기술적 측면이나 경험도 없는 상황에서 과거 경험을 보면 위험성이 아주 크다"면서 "잘못되면 정부 신뢰도가 엄청나게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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