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개장일 주가에 '1년 증시' 보인다는데..
13년간 개장일-연간 지수 등락률 대체로 연동돼
외국인 '1월 효과' 기대..1월 순매수 확률 86% 달해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갑오년 새해 증시가 시작부터 눈치보기다. 2일 증시는 산뜻하게 상승 출발하는 듯했지만 강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010선을 사이에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개장일 주가는 그동안 연간 주가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기에 이날 지수의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장일 주가 보면 올해 증시 등락률 보인다= 새해 개장일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 대체로 연간 주가도 이에 따라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1~2013년 최근 13년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장일 지수 등락률과 연간 등락률은 대체로 연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장일 지수와 연간 등락률이 서로 다른 방향을 나타낸 것은 2002년, 2005년, 2011년 세 번뿐이었다.
2001년과 2003년의 경우 개장일 주가는 각각 3.24%, 1.21% 상승했고 연말에는 전년 종가 대비 37.47%, 29.19% 올랐다. 2004년에는 개장일에 1.3% 상승했고 연간으로는 10.51%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증시의 등락폭이 컸던 2008년과 2009년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8년 증시는 2.3% 하락하며 시작해 40.73% 내림세로 마쳤다. 2009년에는 2.93%의 상승세로 출발해 연간 49.65%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새해에 대한 기대감과 1월 효과 등으로 새해 첫 거래일은 대체로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년간 새해 첫 거래일 주가는 전년도 폐장일 종가보다 평균 1.1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과 2008년에만 하락했고 나머지는 개장일 주가가 모두 올랐다.
◆외국인 올해 살까, 팔까= 지난해 증시는 그 어느 해보다 외국인의 영향력이 여실히 입증된 한 해였다. 상반기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속절없이 무너졌지만 7월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가 본격화되면서 증시도 덩달아 상승했다. 올해도 외국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과거 외국인의 패턴을 보면 올해는 순매도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쉽게 돌아서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기준으로 2000년 이후부터 4~5년 단위로 외국인의 순매수와 순매도가 번갈아 나타나고 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40조1000억원을 순매수했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 77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어 2009년부터 2013년까지는 63조4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를 감안할 때 올해는 외국인의 순매도가 진행될 차례다. 그러나 쉽게 순매도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패턴상으로 외국인의 순매도가 진행될 순서지만 국내 자금인 투신이 순매수도 돌아서지 않는다면 섣불리 순매도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외국인이 매도에 나설 경우 이 물량을 받아줄 주체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에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다면 그 물량을 받아줄 주체는 연기금뿐이나 연기금이 이를 받아주진 않을 것이고 결국 외국인은 가격을 낮춰서 팔 수 밖에 없게 된다. 가격을 낮춰서까지 매도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1월에는 일단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기대된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에서 1월에 뚜렷이 반복되고 있는 계절성은 코스피 상승의 1월 효과가 아니라 외국인 순매수의 1월 효과”라며 “1992년 주식시장 개방 이후 2013년까지 22년 동안 외국인은 1월에 19번이나 순매수를 기록했고 1월 외국인 매매가 순매수로 기록된 확률은 86%였다”고 분석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금융시장의 리스크 수준이 상당히 낮은 수준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게 되면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도 충분히 1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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