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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신사 기습 참배한 아베 뭘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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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의 역사까지 바꿔 강한 일본 세우기

야스쿠니 신사 기습 참배한 아베 뭘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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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조목인 기자] 아베 신조 일보 총리가 정권 출범 1주년을 맞은 26일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함으로써 동북아시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는 2차 대전 후 극동국제군사재판을 거쳐 1948년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 전쟁 A급 전범 14명을 합사한 곳으로 일왕 숭배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식민통치를 당한 한국과 난징 대학살에서 30여만명이 목숨을 잃은 중국은 아베의 참배를 '안하무인의 도발'로 간주하고 맹비난하고 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과 위안부 문제 등으로 마찰을 빚어온 일본은 대화 대신 중국 및 한국에 '과거사 역주행'의 강공책을 보임으로써 한·중·일 3국 간 외교관계가 급랭하면서 벼랑 끝 대치 상태로 몰리고 있다.

◆"한국과 중국 감정 상할 의도 없다"는 아베의 뒤통수치기= 아베는 이날 야스쿠니 신사 전격참배와 관련해 담화문을 내고 "중국과 한국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영구 평화를 맹세한다"고 주장했다.


아베는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고 '총리대신 아베 신조'라는 이름으로 헌화하면서도 헌화료를 사비로 내 이번 참배를 '개인 일'로 교묘하게 포장했다.


이는 한국과 중국을 철저히 무시하는 '억지성 교언영색'의 발언일 뿐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에서조차 군국주의 상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곳이며 A급 전범 분사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곳이다.


더욱이 한국과 중국은 식민통치와 중일 전쟁 등으로 수많은 인명과 경제피해를 입은 나라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일본 지도부에 과거사 반성을 촉구했다. 박대통령은 특히 9월30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의 예방을 받고 "퇴행적인 발언을 하고 사과는커녕 계속 모욕하고 있다"고 직설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베는 주변국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고 과거사 역주행을 계속해왔다. 특히 지난 총리 때 참배하지 않은 것을 놓고 "통한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군국주의' 의제 실천 위한 내부 결집용 참배= 아베가 주변국 반발을 뻔히 알면서도 신사를 참배한 것은 다분히 계산된 것이다. 대규모 금융완화를 통해 경제를 살리는 '아베노믹스'가 어느 정도 지지를 얻고 있다고 판단한 아베는 극우파 군국주의자들의 지지들까지 모아 일본이 '보통국가'가 되는 것을 막는 평화헌법을 뜯어고치는 일 등 극우 의제를 실현하기 위한 동력을 확보하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지지도 만회용'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특정비밀보호법안을 강행 처리한 것을 계기로 아베 내각의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해 인기를 끌어올리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됐다고 꼬집었다.


영국 BBC방송은 아베 총리가 '평화 헌법 개정'이라는 큰 목적을 염두에 두고 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즉 아베가 '크고 무서운 중국'이라는 외부 위협을 이용해 일본 내에서도 논란이 있는 평화헌법 개정 등 국수적인 의제를 추진하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신사참배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방문은 아베 정권의 정책 중심이 향후 아베노믹스에서 우경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아베 정부가 취한 일련의 조치들은 일본이 군국주의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일관계 훼손 동북아 대치 정국 고착화= 동중국해 분쟁 등으로 주변국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베의 신사참배는 지역 내 긴장 고조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스인홍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 대학원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이전까지 '중일 관계가 더 나빠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있었다"면서 "아베 총리의 이번 방문은 양국 관계가 더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아베 총리는 최근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과 관련해서 대화를 통한 긴장완화를 주장해왔지만 야스쿠니 참배는 이런 화해 전략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한일 관계 급랭도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한국의 여야는 공동 규탄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 강경노선을 걸어온 박근혜 대통령 또한 단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


미·일 관계 악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일본 소피아대학의 나카노 고이치 정치학과 교수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은 그동안 일본에 대해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요구해왔다"면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미·일 관계가 손상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중시 전략을 표명한 미국은 예산 자동 삭감으로 군비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본을 중국을 견제할 대리자로 활용해왔다. 그래서 미국은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진을 용인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다. 다만 과거사 문제로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 것도 조용히 요구했다. 그런데 아베의 신사참배는 이런 미국의 희망을 산산히 깨버렸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일단 실망했다는 비판 성명을 냈지만 앞으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둘 게 분명하다. 그러나 예산 삭감 상황에서 중국 견제의 필요성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성사,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이전 등의 문제로 일본을 무한히 외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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