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가 간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12월 들어 첫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그동안 연일 계속되는 약세로 12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차츰 바뀌어가고 있던 차에 코스피의 반등은 다시 기대감에 불을 붙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과 부정적인 환율 등이 혼재하고 있지만 경기변수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미국의 10~11월 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이와 비례해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장의 컨센서스도 테이퍼링(tapering·양적완화 규모의 점진적인 축소) 실시 시점을 당초 내년 3월에서 1월로 앞당겨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 주장하듯 테이퍼링 실시 여부와 시점을 '불확실성'으로 보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는 이미 알려진 이슈로서 더 이상 불확실성이 아니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장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불확실성은 두 가지다. 첫째, 글로벌 매크로 회복의 지속 여부다. 내년 선진국의 경기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등 일부 이머징국가의 성장둔화가 잠재적 불확실성이다. 둘째, 내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사진의 대거 교체에 주의해야 한다. FOMC의 성향 변화가 금융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빠르면 내년 2분기, 늦으면 하반기부터 점차 시장을 괴롭힐 것이다.
또한 향후 원화 대비 엔화의 약세가 더 가속화된다면 일정 부분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예상된다.
아직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환율의 부정적 효과가 혼재하고 있으나 경기변수가 더 힘의 우위를 누리고 있다. 다만 지난 상반기에 비해 악화된 원·엔 환경으로 자동차 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엔화 약세의 부정적 영향을 시장 전반에 확대할 필요는 없으나 자동차에 대해서는 선제적 대응보다 데이터를 확인하는 순응적 대응이 필요하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연말을 향해가면서 금융시장은 2014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부진한 경기에서 본격적인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와 지금까지의 비상적인 정책의 중단에 대한 우려를 함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적인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 기대는 장기적인 금융시장의 성장 동력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과 중국의 수출증가 소식은 2014년의 긍정적인 출발을 암시하고 있다.
반면 경제지표의 개선은 외환시장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역수지, 경상수지의 계속된 흑자 행진은 원화의 추가 절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한국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글로벌 유동성 동향은 환율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은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로 11월까지 넉달 연속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채권시장의 동향은 지나친 원화 절상압력을 완화해주는 긍정적인 영향도 미치고 있다. 1050원대 전반부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 동향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있지만 주식·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의 상반된 태도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추가적인 혼란의 크기는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금융시장의 반응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제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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