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7%로 예측하고 한국도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한 중인 라가르드 총재는 4일 오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전 세계적으로 내년 경제는 3.7%대의 성장을 이룩할 것이라고 본다"며 "한국 역시 그 정도 수준이 될 것이다. 올해와 내년의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전 세계 수준과 동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내년 세계 경제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견고하고도 지속 가능한 성장이 이루어질 거라 보기 어려울 것 같다"며 "한국 경제는 잠재력 수준에 근접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 경기에 대해선 다소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국과 같은 일부 선진국의 경우 보다 견고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데, 올해와 같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내년에 국가부채 문제라든지 재정적으로 큰 실수를 범하지 않는 한 2.6% 수준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럽에 대해선 "올해까지는 마이너스 성장이었지만 내년에는 플러스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독일 총선이 마무리됐고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이 각종 개혁을 단행하고 경쟁력도 개선시킴에 따라 내년에는 0.6~0.8% 성장을 전망할 수 있겠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경제가 흔들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리스 같은 경우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고, 유럽에서의 은행동맹은 단기적으로 진전되겠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기전망을 두고는 "여전히 내년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할 것이며 7.3%의 성장을 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통화정책의 반전, 즉 양적완화의 축소와 관련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라가르드 총재는 제언했다. 그는 "인도, 러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그리고 한국도 일부 적용되는 얘기지만, 미국의 통화정책의 반전과 그것이 자본시장, 환율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로의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라가르드 총재의 의견을 물었고, 총재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답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경제학자들이 흔히들 간과해 왔던 예술과 문화를 부각시킨다는 측면에서 한국과 세계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말씀을 드리자면 아주 훌륭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여성들의 경제활동 진출 기회를 더 마련하는 것이 한국의 큰 과제라고 했고, 이에 라가르드 총재는 "어떤 구체적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하루에 4~5시간만 일해도 종일 일하는 사람들과 차별 없는 일자리가 되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며 "공공부문부터 시간선택제를 실시하고 민간에도 그렇게 할 수 있는 데는 많이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