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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대신 완제품…김준기 동부 회장의 가전 승부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9초

사재까지 털어넣은 반도체 꿈 접었다
동부그룹, 하이텍 매각 등 3조원 규모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반도체 대신 가전사업을 택했다.

동부그룹은 전자 분야에서 부품사업을 해 왔던 동부하이텍을 매각하는 대신 동부대우전자를 필두로 한 가전ㆍ로봇ㆍ발광다이오드(LED)ㆍ정보기술(IT) 등 완제품(세트) 중심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 집중하기로 했다.


김 회장이 애지중지해 왔던 반도체를 매각하는 대신 올 초 인수한 동부대우전자를 키우기로 한 것이다.

동부하이텍은 1997년 동부전자로 출범한 이래 한번도 연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하지만 김 회장은 수익성을 떠나 국가의 근간이 되는 산업을 키워야 한다며 사재를 털면서까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동부하이텍을 끌고 왔다. 이 때문에 동부하이텍은 동부그룹 재무구조 부실의 주요인으로 꼽혀 왔다. 채권단에서도 동부하이텍 매각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하이텍은 향후 보유 중인 동부메탈 지분 등을 처분해 차입금을 줄인 뒤 매각될 계획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엄청난 투자와 각고의 노력을 통해 이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랐으나 반도체부문의 향후 투자에 대한 금융권의 계속되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부하이텍은 올 상반기 4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올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반도체를 매각하는 대신 가전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반도체의 꿈을 실현하지 못했지만 가전을 통해 꿈을 대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각 대상인 동부메탈의 경우 동부하이텍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31.28%)에 김준기 회장이 1인 대주주로 있는 동부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31%)과 동부스탁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8.5%)을 합친 경영권 있는 지분(70.78%)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약 7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제철은 인천공장 및 당진항만 매각 외에 ▲동부특수강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보유 계열사 지분 처분 등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현재 2조3500억원의 차입금을 내년에는 1조원 이하로, 2015년에는 9000억원 이하로 대폭 줄일 계획이다. 현재 269%인 부채비율을 2015년에는 140%로 낮추려는 것이다.


동부건설은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비롯한 각종 자산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미 동자동 오피스빌딩을 성공적으로 매각한 데 이어 자회사인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처분을 위한 막바지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 동부팜한농은 울산ㆍ김해 등지의 유휴부지 및 보유 지분을 처분한다. 동부CNI 등 다른 계열사들도 각종 유형 자산과 지분 등을 처분해 자구계획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김준기 회장도 사재를 출연해 이번 자구계획에 힘을 보탠다. 김 회장은 보유 계열사 지분 중 일부를 팔아 1000억원 가량의 재원을 마련해 동부제철 유상증자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동부그룹은 현재 총 6조3000억원 규모인 차입금을 2조9000억원대로 크게 줄여 부채비율을 현재 270%에서 170% 수준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한다는 목표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이번 자구계획은 각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자산과 실현성 높은 계획을 기반으로 단기간에 과감하고 획기적인 재무개선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을 매각하면 이들 두 회사가 갖고 있던 차입금이 그만큼 줄어드는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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