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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표 카·페·트'에 시민 웃고 공무원 운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3초

박원순 서울시장 활발한 SNS 소통에 희비 엇갈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시장님의 카ㆍ페ㆍ트 때문에 아주 죽겠어요."


최근 만난 서울시 한 공무원의 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후 SNS(쇼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공무원ㆍ시민과의 소통에 주력하면서 덩달아 처리해야 하는 일도 많아졌다는 푸념이다. 카ㆍ페ㆍ트란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 등 대표적인 SNS 서비스의 한글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실제 박 시장은 최근 이들 3개 서비스 계정의 팔로어가 100만명에 육박하는 등 SNS 활동을 어느 정치인 못지 않게 활발하게 벌이기로 유명하다. 박 시장의 아이디에 팔로우한 이들은 17일 현재 페이스북 17만1727명, 트위터 75만5394명, 카카오스토리 4만4000여명 등 97만여명에 달한다.


박 시장은 지난 9일 현재 트위터에 1만458건, 페이스북에 1996건, 카카오스토리에 158건 등 총 1만2612건의 게시물을 올리는 등 시장 취임 후 하루에 10여건 이상의 글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공유(리트윗)는 트위터 29만9117건, 페이스북 1만2094건, 카카오스토리 7730건 등 총 35만2313건에 달했다. 팔로어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받은 게시물은 지난해 12월18일 올린 대선투표 독려 메시지였다. 당시 페이스북 게시물의 '좋아요'는 2만5061건이었으며 트위터 RT는 5297건이었다.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글 중엔 올해 9월7일 올린 '주말지하철대장정1'이 6222건의 느낌, 댓글, 공유를 받아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 시장은 시민들의 의견 수렴과 공무원들과의 업무적 소통에 카ㆍ페ㆍ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소셜미디어센터(SMC)의 박 시장 계정(@wonsoonpark)에 접수된 의견 및 민원은 2만여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접수된 민원들은 '광속'(光速)으로 그대로 공무원들에게 전달돼 시정에 반영된다.


올해 4월부터 운행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심야 버스(올빼미 버스)도 한 대학생이 SNS를 통해 박 시장에게 제안한 것이 출발점이 됐다. 네티즌 박모씨가 지난해 4월 트위터를 통해 박 시장에게 "정화조 청소 차량에 계량기가 없어 업자들이 눈대중으로 요금을 매깁니다. 50L 나왔는데 30L 해줄테니 담뱃값이나 달라는 식으로 현금을 챙깁니다. 수십 년 동안 이어온 관행입니다. 정화조 차량에 제대로 된 계량기 좀 설치해 주세요."고 건의한 것도 곧바로 정책 개발로 이어졌다.


박 시장의 지시를 받은 서울시 담당 부서는 불과 3일 후 박씨에게 "전자식 계량시스템을 개발해 설치하겠다"고 회신을 보낸 후 즉시 실행에 옮겼다. 시는 최근 전자식 계량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오는 연말까지 51개 업체 별로 1대씩 계량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고 내년부터 확대할 계획이다. 용산구 만리재길 육교 안전 문제, 상암월드컵경기장 앞 신호등 고장 등이 SNS 민원으로 접수돼 즉시 처리됐고, 환자안심병원ㆍ여성안심택배서비스ㆍ성매매 전단 전화번호 차단 등도 박 시장의 '팔로어'들이 제안한 정책들이었다.


박 시장은 이와 함께 폭우ㆍ폭설 등이 예상될 때엔 카ㆍ페ㆍ트상 대화방을 즉각 개설해 현장 상황을 체크하는 한편 공지 사항을 전달하고 담당 간부들을 독려하는 등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자 시민들은 반색하는 반면 공무원들의 얼굴은 '울상'이다. 시 한 공무원은 "예전에는 공무원들이 접수된 민원 중에서 몇가지를 골라 이런 저런 정책을 개발하고 제안하면 시장이 그중에 하나를 고르는 시스템이었다면 이제는 SNS라는 초고속 매체를 통해 시장에게 각종 민원이 즉시 전달되고 이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은 시장이 공무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식으로 바뀌었다"며 "너무 빨라지고 현장성이 강화된 탓에 일선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고 전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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