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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낡은 집에 방치된 주민들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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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낡은 집에 방치된 주민들 어떡하나 건설부동산부 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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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집이 너무 낡아 그냥 부셔버리고 싶다. 재개발도 안 되고 대안사업도 안 돼 답답하기 그지없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산다는 한 독자의 전화가 울림을 준다. 집이 너무 낡아 재정비를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50년을 살았다는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주거환경이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자이지만 키가 큰 편인데 집 주변 길을 걸을 때면 전선줄이 머리에 닿을 정도"라며 "하늘을 보면 기절할 것 같다"고 울먹이기까지 했다.

그가 기자에게 전화를 건 계기는 '첫 가로주택정비 사업지, 서래마을ㆍ장안동'이라는 본지 기사였다. 그는 서울시가 뉴타운 지역지정 해제를 대대적으로 시행하면서 가로(街路)주택정비ㆍ마을공동체ㆍ저층주거지정비 등 대안사업을 도입한다고 했지만 이와 관련한 정보를 제대로 접할 수 없었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가로주택정비사업에 관심을 갖고 정부나 지자체에 문의했지만 제대로 얻은 결과가 없었는데 조금이나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소규모 주택 재정비 관련 정보가 너무 부족하고 국토교통부나 서울시, 성북구 등에 문의해도 지난해부터 돌아온 답변은 하나같이 "잘 모른다, 다른 곳에 문의해보라"는 것이었다. 이에 20가구가 모여 소규모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절차 등을 알고 싶어 문의해도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집은 낡아서 힘든데 이를 도와주는 사람은 없고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바빠서 열악한 주거여건 속에 방치되고 있다는 생생한 얘기다. 현재 서울시에서만 재개발ㆍ재건축 정비구역 해제대상 571곳 중 정릉동을 포함한 113개 구역이 해제됐다. 집이 낡았지만 정비 사업 계획은 없는 곳들이다.


좋은 제도를 도입하고도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어떤 절차를 거쳐 주거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구체화시켜 이끌어주는 것도 공무원의 업무범위가 아닐까 싶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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