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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올 신규시설에 20조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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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의 경제 위한 생존형 투자 증가
신규시설투자 작년보다 87% 급증..대한한공·CJ오쇼핑 등 경쟁력 키우기 나서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올 들어 상장사들의 신규시설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불황 속 규모의 경제를 꾀해 비용을 낮추기 위한 생존형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30일까지 상장사들의 신규시설투자 금액은 총 20조1035억원으로 작년의 10조7362억원에 비해 87.3% 급증했다. 건수는 11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107건보다 4.7% 늘었다.


상장사, 올 신규시설에 20조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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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에서는 올 들어 18조3501억원(45건)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가 이뤄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9조7242억원(42건)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코스닥시장 역시 올 들어 투자가 증가했다. 올해 신규 시설투자에 대한 공시는 67건, 1조7534억원 규모로 지난해 65건, 1조120억원에 비해 건수와 금액 모두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대한항공이 신규 항공기를 약 4조원을 들여 구매하기로 결정한 것이 신규시설 투자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데 한몫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2018년까지 ‘드림라이너’ 보잉787 등 항공기 12대를 추가로 구매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금액은 대한항공의 자기자본 대비 137%에 해당하는 큰 규모로, 장거리 항공기 현대화 전략에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가 올 들어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시설, 중소형 디스플레이 생산시설에 각각 7063억원, 8326억원을 쏟아부은 것도 신규 투자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풍력발전주인 태웅이 일관생산체제 구축을 위해 4500억원을 투자하면서 신규 투자액을 끌어올렸고, CJ오쇼핑이 648억원을 들여 물류단지를 신설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경기 불황국면에서 국내 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증가한 것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형 투자라고 진단했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센터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후 5년간 국내 기업들은 사내 유보자금을 쌓아두기만 하고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점차 다른 나라와의 경쟁이 치열지면서 생존을 위해 시설투자를 늘리고 비용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불황 속 경쟁에서 이기려면 비용을 낮춰 이익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시설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꾀하는 곳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최근 3D 프린터, 전기차 등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나오고 환경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것도 시설투자 증대에 기여했다”며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휴대폰 공장을 짓듯, 이머징마켓 시장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국내에 관련 투자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앞으로도 생존을 위한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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