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민자로 추진돼야 할 4대강 사업이 재정사업으로 전환되면서 22조원의 혈세가 낭비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진실 규명을 위한 국정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현미 민주당 의원은 31일 기획재정부 종합감사에서 "지난 15일 감사원 내부자료인 문답서(피감인 진술서)를 통해 이명박 정부가 2008년 6월19일 대운하사업 추진 중단을 발표하기 전에 이미 현대건설컨소시엄이 건설업체를 대표해 사업성이 없으니 '민자'를 포기하고 '재정사업'으로 변경하자는 로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반도대운하 사업에는 국민세금이 단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공약을 뒤엎고 건설업체들의 요구에 따라 4대강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둔갑시켜 22조원의 세금을 탕진했다"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2009년 9월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주요 현안업무 보고 자리에서 '4대강 살리기 투자계획'을 제시하면서 ▲일자리 34만개 창출 ▲40조원 생산 유발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공사 당시(2010년 4월) 전국 4대강 공구 상용직에 130명, 고용보험에 가입한 일용직은 2295명이었고 당시 국토부가 발표한 일평균 일자리 1만364개 중 4분의 3인 7939개는 고용보험 미가입으로 아르바이트 수준의 낮은 일자리였다"며 "4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의 경우에도 4대강 예산 마련을 위해 신규 도로 투자 사업 등의 다른 예산이 삭감됨으로 인해 대형 건설사 외에는 별반 경제 활성화 효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기재부의 22조원 예산 퍼주기와 4대강 사업 성과 부풀리기뿐만 아니라 재정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켰다"며 "예비타당성조사를 편법으로 면제하는가 하면 법적 근거가 없는 수자원공사에 8조원 투자를 강요했다"고 말했다. 충분한 사전 계획 수립 없이 졸속 추진에 따른 최악의 예산 전용 사업이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민주당은 22조원의 세금만 낭비한 채 실패로 끝난 초대형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김건호 전 수공 사장 등을 국감 증인으로 요청했지만 입장차이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MB의 '4대강 사업'의 문제에서 기재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단시간인 3년 만에 최대 규모인 22조원의 국민세금을 낭비한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적 검증을 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