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발행규모 21억달러로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5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이후 급격히 위축됐던 아시아 정크본드(투자 부적격 등급 채권)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아시아(일본 제외) 기업들이 발행한 정크본드 규모는 224억달러(약 23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전체 발행 규모 153억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지난 5월 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출구전략을 시사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2~5월 월평균 25억달러에 달한 정크본드 발행 규모는 6~8월 6억달러로 위축됐다.
그러던 중 지난달 들어 상황은 다시 반전됐다. 시장정보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아시아의 정크본드 발행 규모는 21억달러로 올라섰다. 지난달 FRB에서 출구전략을 당장은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자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된 것이다. 미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 해소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는 것도 이에 한몫했다.
정크본드의 인기가 뜨거워지면서 수익률도 고공비행 하고 있다. 아시아 정크본드의 투자 수익률은 지난달 8.2%를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는 투자 적격 등급 채권 수익률이 4%대에 머물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에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앞 다퉈 채권을 발행하면서 아시아 정크본드 시장에 활기가 돌았다. 올해도 이런 흐름이 계속되고 있지만 비중화권 기업들의 발행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일례로 인도네시아의 부동산 개발업체 모던랜드 리얼리티는 지난주 1억5000만달러의 정크본드를 발행했다. 인도 국영 카나라은행도 5억달러어치의 정크본드를 발행했다. 스리랑카의 뱅크오브실론(BOC)도 정크본드 발행으로 5억달러를 조달했다.
중국 최대 알루미늄 업체인 중국알루미늄공사는 22일 3억5000만달러 규모의 만기 없는 영구채를 6.625%의 금리로 발행했다. 이는 아시아 기업으로 지난 6월 이후 처음 발행한 영구채다.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의 비자이 첸더 이사는 "당분간 아시아 정크본드 시장의 수요가 계속 늘 것"이라며 "다만 금리가 오르면서 장기적으로 투자손실이 우려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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