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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낀 독일 부동산…ECB 통화완화 정책이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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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가 자국의 부동산 거품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경기회복과 함께 독일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도 위협 받을 수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분데스방크는 독일 주요 도시들의 주택 가격이 최근 몇 년 사이 20% 넘게 급등했다고 밝혔다. 베를린·뮌헨·함부르크·쾰른·프랑크푸르트·슈투트가르트·뒤셀도르프 등 독일 7대 도시의 아파트 값은 2010년 이후 평균 25% 이상 올랐다.


유로존 경제위기로 부동산 거품이 붕괴된 뒤 한동안 조용했던 독일 부동산 시장을 들썩이게 만든 주범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 정책이다.

수년 간 이어져온 유럽의 저금리 기조로 주식·채권의 투자 수익률이 저조하자 글로벌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견실하게 성장 중인 독일 부동산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더욱이 금융위기로 건설경기가 위축돼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독일 집값 상승의 배경이 되고 있다.


부동산 거품과 관련한 분데스방크의 경고는 ECB의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것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동결했다. 그는 "ECB가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현 수준 혹은 그 이하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존 경제의 회복 속도가 더딘데다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낮다는 이유로 추가 금리인하의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그러나 독일은 ECB의 초저금리 정책에 대해 "투자위험만 높일 뿐 실질적인 경기부양 효과가 미미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독일은 남유럽 국가들과 달리 기준금리를 소폭 인상해야 한다"며 ECB의 통화정책에 반대했다.


부동산 거품과 관련된 우려는 독일에 국한된 게 아니다. 영국에서도 고급 주택 가격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등 부동산 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뉴욕·워싱턴·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주요 대도시에서도 고급 주택 수요가 늘고 있다.


홍콩·싱가포르 등 일부 아시아 지역의 주택 가격은 이미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홍콩과 싱가포르 정부는 세금 인상 등 주택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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