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의원, 증인 질의 내용 놓고 공방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장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시공사 대표에게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전 대표가 처음이다.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수송동 국세청에서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블루아도니스'가 본인의 것이 맞느냐"는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의 질문에 "맞다"고 짧게 말했다. 그는 이어 "(페이퍼컴퍼니를) 해외 재산으로 신고를 했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는, "당시에는 그런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한 전 대표는 '현재 해외에 재산이 있느냐'는 민주당 조정식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2004년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서 3~4년 뒤에 잔액이 없어져서 폐쇄했다"며 "지금은 해외 재산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전 대표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계좌를 운용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87년부터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었고 89년에 부친(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 가던 때 일시 귀국하느라 70만달러 정도를 가져오지 못했었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70만달러에 이르는 유학자금의 출처에 대해 질문이 이어지자, "학비 받은 돈과 외조부로부터 받은 개인 돈"이라며 "이 돈은 자녀들 학비와 미술관 작품 구입비 등에 대부분을 지출했다"고 답했다.
이날 전 대표와 함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3남 김선용 코랄리스 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대표는 부친인 김 전 회장의 재산은닉과 관련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다만 그는 김 전 회장이 거액의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린 점은 아버지의 아들로서 죄송하다"며 "아버지의 추징금은 징벌적 추징금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장감에서는 증인들에 대한 질의 내용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공방도 벌어졌다.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은 야당 의원들을 향해 "수사권도 없는 의원들이 증인들에게 조사하듯 질의를 하는 것은 국정감사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홍종학 의원은 "증인들과 관련해 언론에 보도된 사항 등을 확인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이냐"며 되물었다. 같은당 설훈 의원 또한 "국민을 대신해 의원들이 국감장에서 증인을 불러 확인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잘못"이라며 "어떤 의도에서 그런 말을 하는지 의구심마저 든다"고 거들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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