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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휴일, 휴가 써서 쭉 쉬고 싶은데…연달아 내면 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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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300개사 인사담당자 설문
근로자 75%, 연차 일부만 사용
상사 눈치에 권리행사 못해 한숨
회사 금전보상 탓, 억지로 쓰기도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달력에 빨간 날이 보이면 앞뒤 날짜에 '연차휴가(연차)'를 내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는 상상을 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멀리 사는 지인을 만날 계획을 세워보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현충일, 광복절, 개천절 등이 목요일이어서 금요일에 연차를 내볼까 하는 유혹을 참아내기 힘들었을 터. 법적으로 '연차'는 근로자가 1년간 80% 이상 개근한 경우에 기본적으로 15일이 부여된다. 이후 계속근로연수 2년마다 1일씩 더해진다. 하지만 직장인들이 연차를 눈치 보지 않고 꼬박꼬박 챙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300개사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자 연차휴가 사용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의 연차휴가 소진 현황에 대해 응답기업의 74.7%는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일부만 사용(62.7%)하거나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12.0%)'고 답했다.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는 답변은 25.3%에 불과했다. 연차휴가사용촉진제도 시행 등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61.7%의 기업이 '그렇다'고 답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72.2%, 중소기업의 54.0%에서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었다.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금전보상 여부에 대해서는 '미사용 휴가 전체에 대해 지급한다'는 답변이 67.7%, '미사용 휴가 일부에 대해 지급한다'는 응답이 6.0%로 전체 응답기업의 73.7%가 미사용 휴가에 대해 금전으로 보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88.1%, 중소기업의 63.2%가 금전보상을 하고 있었다.

근로자들의 연차휴가 사용촉진을 위한 과제로는 휴가사용이 자유로운 직장분위기 조성(47.3%)이 가장 많이 꼽혔고 근로자 스스로 연차휴가 적극 사용(30.3%),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금전보상 금지(13.3%), 업무량 축소(8.3%) 등이 뒤를 이었다.


◆법적 권리인데…인정해주지 않는 회사 = 대표이사를 포함해서 직원이 9명인 개인사업장에 입사했던 구양진(26·가명)씨는 3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구씨는 "연차 부분에서조차 거짓말을 일삼는 회사에 더 이상 희망을 가질 수 없어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그가 회사에 입사할 때부터 대표는 규모가 작은 회사는 재량에 따라 연차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연차를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무사를 찾아가 상담한 내용은 달랐다. 5인 이상 사업장은 법적으로 연차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 연차는 근로자가 1년간 80% 이상 개근한 경우에 부여되는 것으로 아직 법적으로 구씨에게 주어진 연차는 없지만 앞날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기승철(43·가명)씨가 근무하고 있는 페트병 제조 공장은 지난해 부도 위기를 맞았다가 간신히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회사가 정상화되는데 많은 희생이 따랐다. 기씨는 지난해 법적으로 인정되는 연차를 모두 쓰지 못했지만 회사의 부탁으로 연차를 쓴 것처럼 거짓으로 서류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 어려운 공장 사정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기씨는 "사용하지 않은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미지급 수당은 소멸시효 3년이 지나기 전에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아마 연차수당을 청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체념했다.


◆ 주어진 권리지만…눈치 보인다 = 5년차 직장인 권인윤(33·가명)씨는 지난 추석 때를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수~금요일 추석연휴여서 주말까지 최장 5일을 쉴 수 있었지만 종손인 권씨가 정작 쉬어야만 하는 날은 벌초를 해야 하는 추석 며칠 전. 권씨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상사에게 하루 연차를 낸다고 했다가 잔소리만 들었다. 그는 "5일을 연속으로 쉬면서 어떻게 더 쉬겠다는 소리가 나오냐는 타박만 들었다"면서 "법적으로 정해진 권리여도 눈치껏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놀기 위해 쉰다는 것도 아닌데 난감했다"고 토로했다. 추석처럼 명절에는 연차와 관련해 회사와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권씨의 하소연이다.


◆쓰고 싶지 않아도 써야 한다? = 섬유 업체에 다니는 최인혁(38·가명)씨는 올해 초 일주일 동안 '쓰고 싶지 않은' 휴가를 썼다. 지난해 말부터 납품 주문이 급격이 줄면서 일감이 줄었기 때문이다. 최씨가 월급이 조금씩 밀리는 것에도 익숙해질 즈음 회사는 직원들에게 대대적으로 연차를 소진할 것을 주문했다. 연차를 쓰지 않으면 금전으로 보상해줘야 하기 때문에 회사는 그조차도 부담스러웠다. 최씨는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휴가를 내면서 그렇게 즐겁지 않았던 것은 처음이었다"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 탄력적으로 쓸 수 있는 연차 기대한다 = 가전제품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정영순(39·가명)씨는 정부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에 전적으로 찬성했다.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는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해 근로자별로 적립했다가 필요시 휴가로 사용하거나, 반대로 휴가를 먼저 사용하고 이후 근로로 보충하는 제도다. 정씨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는 회사가 연차를 법적인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더 굳건하게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쓰지 않으면 소멸되지 않는 게 아니라 나중에 쓸 수 있도록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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