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36일째 파업 중인 세아제강 노동조합이 결국 파업을 철회하고, 7일부터 생산 현장에 복귀한다. 사측이 창원공장에 이어 포항공장 직장 폐쇄 조치로 원칙 대응한 데 따른 것이다.
4일 세아제강 측에 따르면 사측은 이날 오전 9시로 포항공장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지난달 24일 창원공장을 폐쇄한 후 10일만이다. 사측 관계자는 "포항 공장 조합원 400명 중에 이날까지 99명이 생산 현장으로 복귀했다"면서 "이들의 안전과 생산설비 보호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포항공장 직장 폐쇄가 내려진 직후 노조측은 확대 간부회의를 열고 포항 및 창원 공장 파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이탈자가 늘어나자 노조측에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측의 원칙 대응에 노조가 한발 물러섰지만 앞으로 임단협 타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내 1위 강관 제조업체인 세아제강 노조는 지난 8월 28일부터 포항과 창원 공장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25년만의 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노조는 임단협에서 기본급 8.8% 이상 인상 △정년 57세에서 60세로 연장 △상여금 730%에서 800%로 인상 △대학생 자녀 학자금 전액 지원 △퇴직 때공로금 2개월치 지급 등을 요구했다. 이에 세아제강측은 기본급 3.2% 인상과 성과급 300% 지급안을 제시하고 있다.
임단협 협상이 난항을 겪자 노조는 지난달 23일에는 상급단체 변경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해 조합원 74.5%의 찬성으로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를 바꿨다. 이에 맞서 회사는 이튼날 창원공장 직장 폐쇄 조치를 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이후 조합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창원공장에서부터 이탈자가 발생해 현재 최초 파업 참여자 400여명 중 4분의 1(포항 99명, 창원·부산 26명)이 넘는 인원이 업무에 복귀했다.
파업 참여 근로자들의 평균임금이 업계 800만원 이상으로 알려져 여론이 악화한 것도 파업의 원동력이 떨어진 원인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세아제강 노조 파업의 문제점’이란 자료를 내고 “세아제강 생산직 근로자 연봉이 동종 강관업체 평균의 2배(8229만원)를 상회하는데도 무리한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측은 향후 임단협에서도 노조측으 무리한 요구에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성과에 확실하게 보상을 하되,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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