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마해영의 좋은시선]병역 특례 기준 강화, 종목 특성부터 파악해야

시계아이콘01분 3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마해영의 좋은시선]병역 특례 기준 강화, 종목 특성부터 파악해야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야구대표팀[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AD


1970년대 대한민국은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었다. 여유는 사치였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기라 배가 나온 사람을 보기 드물었다.

그런 땅에서 스포츠는 그다지 좋은 취급을 받지 못했다. 운동을 하는 학생에겐 어김없이 편견의 시선이 따랐다. 공부를 못한다는 ‘무식’이다. 대한민국은 스포츠 약국이었다.


정부가 국민 건강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선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체력은 국력’이란 슬로건 아래 학교체육,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올림픽에서 세계 10위권에 위치하는 강국이 됐다. 프로스포츠도 덩달아 발전을 거듭했다.

1988 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을 알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이전만 해도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에 대해 잘 몰랐다. 국제대회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어느 나라에서 왔냐”는 물음에 “대한민국”이라 답하면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런 나라도 있느냐”는 반응도 있었다.


1988 서울올림픽 이후 세계의 눈은 바뀌었다. 많은 이들이 대한민국을 관심 깊게 지켜봤다. 그렇게 세계에 알려진 우리나라는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박세리의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우승 등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후엔 2002 월드컵 4강 진출,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 김연아의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금메달 등이 그 역할을 했다. 스포츠는 대한민국을 알리는 동시에 국민의 마음도 하나로 모았다. 국위선양의 의미가 꽤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병무청은 내년부터 체육 분야 병역 특례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6일 각 스포츠단체에 관련 내용이 담긴 '예술·체육요원 제도개선안'을 전달했다. 이에 따르면 병역 특례는 각종 체육대회애서 얻은 누적 점수 100점 이상의 선수에게만 돌아간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체육요원은 올림픽 3위 이상 또는 아시안게임 1위에 입상하면 병역이 면제된다. 개선안에서 올림픽은 금메달 120점, 은메달 100점, 동메달 60점이 각각 부여된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 50점, 은메달 25점, 동메달 15점이다. 즉 올림픽 금·은메달은 이전처럼 단 한 번의 수상만으로 특례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는 예전과 달리 추가 실적이 있어야만 기준을 채울 수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스포츠에 무지한 공무원의 오판으로 보인다. 병역 특례 혜택은 치열한 경쟁을 뚫는 운동선수에게 작은 훈장과 같다. 그 문을 크게 좁히는 건 현실 정책을 역행하는 발상이다. 모든 아마추어 선수들은 메달과 작은 훈장을 기다리며 힘든 어려움을 버텨낸다. 이를 빼앗아간다면 목표의식을 잃고 방황할 수 있다.


이번 강화 방안은 종목의 특성조차 고려되지 않았다. 특히 최근 올림픽 정식종목 재진입에 실패한 야구는 가장 불리한 조건을 떠안았다. 병역 혜택 점수를 얻을 기회가 아시안게임밖에 없는데다 금메달을 목에 걸어도 병역의 의무를 짊어져야 한다. 혜택을 받을 길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두 개 따는 것뿐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기가 바닥을 칠 건 불 보듯 뻔하다. 스포츠의 퇴보를 재촉하는 일이다. 한 단계 발전을 위해선 10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나 퇴보엔 1달이 채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스포츠 강국은 곧 선진국을 의미한다. 특히 프로스포츠의 발전은 지역 경제의 살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부 소수의 의견으로 큰 변화를 겪는다면 스포츠계는 큰 충격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회복 불가능한 종목이 나올지도 모른다. 병무청이 이런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 심사숙고를 통한 지혜가 발휘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