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를 한국의 비축기지에 저장한다는 양국 간 '공동비축 사업'에 따른 첫 번째 공동비축 원유 200만배럴이 27일 국내 첫 입항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한국석유공사 여수지사에서 한ㆍUAE 석유 분야 협력을 위한 공동비축 원유를 실은 유조선의 국내 첫 입항 기념식을 가졌다. 기념식에는 윤상직 산업부 장관, 서문규 석유공사 사장, 압둘라 나세르 알 수와이디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 총재,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이 참석했다.
양국 정부는 지난 2011년 11월 UAE산 원유 600만배럴을 석유공사의 비축기지에 저장한다는 내용의 공동비축 사업에 합의했다. 이번에 입항한 200만배럴을 제외한 나머지 400만배럴은 6개월 내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석유공사는 비축유 저장 시설을 산유국 등에 임대해 원유 및 석유제품을 국내에 저장하게 하고 비상시 석유공사가 우선구매권을 확보하는 간접비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비축유 충유 목표(1억4100만배럴) 중 4000만배럴은 공동비축 물량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공동비축 사업은 정부의 재정 투입 없이 비축 능력 증강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물론 외화수익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8월 현재 UAE의 ADNOC을 포함해 노르웨이, 알제리, 아제르바이잔, 중국, 네덜란드, 프랑스, 스위스 등 산유국의 12개사와 사업을 진행 중이다.
UAE와의 이번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는 저장 원유에 대한 우선구매권을 확보해 비상시 원유 수급 능력을 보강하게 됐다. ADNOC사가 국내에 비축하는 600만배럴의 원유는 석유 수급 위기가 발생했을 때 지난해 일소비량 기준 2.7일분의 간접비축 효과를 내는 양이다. 8월 현재 우리 정부는 일소비량 기준 37일분,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110일분의 비축유를 갖고 있다. UAE 입장에서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원유 마케팅을 위한 전략적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윤 장관은 "이번에 우리나라에 첫 입항하게 된 UAE의 공동비축 원유는 양국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결과"라며 "양국 간의 원전 건설, 유전 개발 등 분야에서 UAE와 100년에 걸친 동반자 시대를 이어가는데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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