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경기민감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장기간 소외됐던 업종들에 드디어 빛이 들고 있는 셈이다.
경기민감주들의 강세 국면이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이들 업종이 꽤 오른 데다 펀더멘털, 환율 등 변수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 소외된 업종들의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장기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건설, 조선, 화학, 철강, 증권 등 업종의 주가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장기 소외된 업종이 상승세로 반전될 때 대부분 단기 반등에 그치지만 때로는 반등 이후 펀더멘털의 회복이 뒷받침 되면서 본격적인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반등 초기에는 가격 메리트가 가장 큰 반등 요인이 되지만 점차 업황에 따른 주가 차별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승이 진행된 이후에는 옥석가리기를 통해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업종에 대한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
건설, 조선, 화학, 철강, 증권업종은 가격 반등이 진행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업황은 서로 상이하다. 업황 회복이 요원한 상태에서 저가 메리트와 수급 요인으로만 주가가 오른 업종도 있고 펀더멘털의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업종도 있다.
최근 장기 소외된 이후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업종 중에서는 조선업을 가장 주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가격 매력과 함께 업황 개선이 동반되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기 때문이다.
◆손위창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추석 연휴 전후로 국내 증시 업종 흐름에 약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8, 9월간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경기민감주인 시크리컬(cyclical) 업종이 약세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 그동안 G3(미국, 유로존, 중국)의 경기 모멘텀 반등 국면에서 IT, 자동차, 조선, 철강, 기계와 같은 업종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매수 둔화 요인 가운데 대내적 요인인 원화 강세 및 삼성전자 중심의 3분기 이익 전망치 하향은 그동안의 시크리컬 업종 강세 요인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지수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감 역시 이러한 업종의 연속적인 상승을 저해하고 있다.
제한적인 지수 상승 압박에 대한 부담심리는 경기민감주와 경기방어주 간의 순환매 욕구를 자극하며 최근 순환매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경기방어 업종(음식료, 종이목재, 의약품, 증권, 서비스)의 상승이 두드러진 가운데 특히 환율 효과에 따른 음식료 업종의 반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적완화 축소 연기 등으로 달러화 강세에 대한 기대가 수그러들며 달러화지수 구성통화인 엔화 및 유로화는 강세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이퍼링(tapering·양적완화 규모의 점진적인 축소) 예상 시점인 12월까지는 달러화 하락 압력이 예상돼 현재 1070원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현 수준에서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2011년 이후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이 1050원~1070원 구간에서 주식 매수 규모를 축소했으며 그중 IT 업종을 중심으로 소재, 산업재 업종에서 집중적으로 축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직접적인 원화 강세 수혜를 받는 필수소비재 업종을 비롯한 대표적 방어 업종인 은행 업종에 대한 매수세는 확대했다.
빠른 원화 강세 속도에 따른 업종별 수혜 뒤바뀜, 시크리컬 업종에 대한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가 주가에 선반영 됐다는 점에서 소순환(Short-Cycle)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음식료를 비롯한 내수 업종의 강세가 예상되나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특징, 글로벌 경기모멘텀 회복에 따른 소재·산업재 업황의 정상괘도 진입으로 시크리컬 업종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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