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꿈을 향해서라면 갈지(之)자로 가도 괜찮습니다. 첫 단추 잘 못 뀄으면 어때요, 다시 시작하면 되죠."
12일 열린 '2013 대한민국 창조경제 포럼'에서 윤선주 EF한국지사장은 "다양한 경험에서 창의적인 사고가 나오고, 거기에서 진정한 꿈을 찾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지사장은 한 대학생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학생의 대답은 '건축설계사'였다. 그는 "요새 대학생들에게 꿈을 물으면 열 중 아홉은 직업에 대한 꿈을 답한다"고 말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딸로 잘 알려진 윤 지사장은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국내 방송국 PD, 하버드대 로스쿨 및 케네디스쿨 유학생, 소셜커머스 쿠팡의 공동 창업자, 영국계 로펌 링크레이터스의 홍콩지사 변호사 등으로 활동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교육기업 EF한국지사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은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의 꿈은 '여러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 이런 꿈도 다양한 직업을 겪으면서 깨달았다는 설명이다.
윤 지사장은 "직업에 대한 꿈은 진정한 꿈을 위한 한 점에 불과하다"며 "꿈은 점이 아니라 화살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의 '방향'이 궁극적인 꿈인 것이다. 그 방향을 명확히 정해 놓으면 실패하더라도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마련된다는 것.
그는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는 직업적인 꿈을 꾸면 그것이 깨지더라도 꿈을 위해 노력한 시간을 밑거름으로 그 방향으로 한발짝 더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깨달음을 겪으면서 하나씩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첫 직업인 컨설턴트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윤 지사장은 "여성 CEO가 되려고 시작했는데 해보니 막상 행복하지 않았다. 가치관이 상충되는 일이 많았는데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게 꿈인데 컨설턴트 직업으로선 누구 하나는 손해를 봐야하는 상황에 자주 놓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EF한국지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윤 지사장이 교육사업에 뛰어든 데도 역시나 과거 경험이 한몫 거들었다. 문화전도사를 꿈꾸며 소셜커머스 쿠팡 창업에 참여했으나 사업 방향이 본인의 뜻과 맞지 않았고 당시 명문대는 물론 지방대 졸업생들도 국내 대기업 취업만 바라는 한국적 사고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윤 지사장은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과 접촉하는 게 자신의 상황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이라며 "두려워하지 말고 기꺼이 도전하라"고 강연을 마쳤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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