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이 뭔지도 모른 캄보디아…알리고 친해지고 돕고, 현지 밀착 마케팅이 해냈다
[프놈펜(캄보디아)=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캄보디아 프놈펜시 외곽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봉제공장단지. 신한크메르은행의 현지 행원들이 공장직원들을 대상으로 '적금상품' 설명회를 진행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캄보디아 근로자들은 월급의 일정금액을 일정기간동안 불입한 후, 이자와 함께 되찾아가는 금융상품에 낯설어하면서도 조금씩 관심을 보였다.
이공환 신한크메르은행 법인장은 "캄보디아 근로자들은 적금에 대한 지식이나 인식이 거의 없어 상품을 이해시키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하지만 공장직원들이 소액이라도 돈을 모을 수 있도록 꾸준히 공장을 방문해 적금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크메르은행은 신한은행의 캄보디아 법인으로 2007년 10월 설립됐다. 설립 초기부터 현지화 전략에 초점을 맞춰 현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거래를 확대하고 이를 심화시킬 수 있는 영업기반을 활성화하는데 힘썼다. 약 50여개 봉제업체가 모여있는 공장지역을 찾아가 현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금융상품을 알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한크메르은행은 법인 진출 이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지에 맞는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현지 인력양성을 통한 현지화를 추진해왔다. 또 비대면 채널 등 각종 IT 인프라 구축에도 힘썼다.
우선 현지의 우수 인력을 선발해 육성함으로써 현지 영업력을 꾸준히 강화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현지 채용인원은 40여명 수준으로 지난해에만 8명을 추가로 뽑았다. 내년까지 현지 인력을 47명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2007년부터 매년 저소득층 학생 15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고 1사1촌 지원사업, 의료봉사활동 등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이처럼 현지인력 육성과 마케팅 전략 등으로 고객들에게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여나가면서 2011년과 2012년에 프놈펜시에 각각 올림픽 지점과 턱틀라 지점을 신설, 현지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했다.
이 법인장은 "체계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현지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며 "현재 대출고객의 약 95%가 현지고객으로 이루어져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 편의성 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안에 주요 거점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2~3개 정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한크메르은행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안정된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다.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2010년 105만달러에서 2011년 149만달러, 지난해 198만달러로 매년 늘어났다. ROE도 같은기간 동안 6.8%에서 8.8%, 11.5%로 증가했다.
이러한 성과에는 현지법인 위주의 영업 확장에 기반한 신한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신한은행은 15개국 65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하고 있다. 현지법인 자산비중은 2008년 지점 63%, 법인 37%에서 올해 들어 지점 25%, 법인 75%로 크게 변화했다. 글로벌부문 총 자산은 2008년 76억달러에서 올 상반기 기준 147억달러로 매년 평균 13.8%씩 높은 자산 성장을 기록했다.
아시아 금융벨트 중 하나인 캄보디아 진출도 법인으로 출발했다. 현지법인의 경우 현지 감독당국의 까다로운 설립과 인가절차를 거쳐야 하고 초기 기반 구축을 위한 투자비용이 드는 반면, 지점 형태의 영업과 달리 점포와 고객 및 서비스 등 영업과 관련된 부분을 쉽게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통한 영업이 가능하며 현지 특성에 맞는 영업을 강화할 수 있다.
캄보디아 금융산업은 규모나 영업형태 등에서 아직 발달하지 않은 상태다. 규제는 있지만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외국계 은행들의 진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이 법인장은 "민간저축률이 10% 미만일 정도로 아직까지는 은행 이용이나 금융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시장"이라며 "현지 특성에 맞는 다양한 시장조사와 현지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쳐 시장 선점 및 인지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크메르은행은 올 6월 중순부터 마케팅팀을 구성해 시장조사를 더욱 세분화했고 지난달에는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해 론리뷰팀도 신설했다. 신규 및 기존 대출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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