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여유자금 감소 탓에 증시 이탈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을 이탈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개인의 증시 이탈은 가계 재정 악화로 인한 여유자금 감소 탓인데, 단기간 내 가계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복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임형준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개인투자자 증시 이탈의 원인과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가계재정이 악화되고 여유자금이 크게 감소하면서 직간접 주식투자자금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2012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과 보유액은 각각 30%, 27%씩 감소했다.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은 2008~2009년에 비해 46%나 급감했다. 공모 주식형펀드 설정액도 작년 7월 말 92조4000억원에서 1년 새 84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개인투자자금이 주식시장을 이탈하고 있는 것.
임 연구위원은 "개인자금의 증시 이탈은 주택가격 하락, 소득 대비 부채 증가, 가처분소득 증가세 둔화, 높은 주거비용 및 자녀 교육비용 등으로 인한 가계 재정악화와 여유자금 감소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가계가 디레버리징을 기반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주택가격 하락세, 가계소득 증가 정체 등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개인의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1년간 공모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8조원이 줄어드는 동안 공모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2조8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임 연구위원은 "가계의 디레버리징이나 가구 소득 증가는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이므로 이를 바탕으로 가계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여유자금이 증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간 내 개인투자자의 위험자산 선호도 증가나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당분간 개인투자자금이 증시로 회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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