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핀란드 소재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72억달러(약 7조8926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72억달러라는 매각 규모와 별도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주류로 전략한 양사의 결합이 어떤 성과를 낼지 글로벌 정보통신(IT) 업계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양사 모두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별 재미를 못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향후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양사의 결합이 성공하려면 미국 시장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단 MS의 윈도폰 점유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시장조사업체 칸타르 월드패널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2ㆍ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MS 윈도폰의 성장이 두드러졌다고 최근 소개했다.
독일ㆍ영국ㆍ이탈리아ㆍ프랑스ㆍ스페인 등 유럽 주요 5개국에서 윈도폰의 시장점유율은 8.3%까지 상승했다. 영국의 경우 지난해 말 4.2%에 그친 시장점유율이 올해 9.2%까지 수직 상승했다. 프랑스에서는 같은 기간 3.6%였던 윈도폰의 시장점유율이 1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MS의 고향인 미국의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다. 지난해 말 3.0%였던 윈도폰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올해 2분기 말 현재 3.5%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MS의 윈도폰은 보조금이 대규모 살포되지 않고 있는 지역에서 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위기 속에 고가 스마트폰 대신 실속형 스마트폰을 찾는 구매 경향 덕이다.
영국의 경우 99파운드(약 16만8900원) 이하에 팔리는 '루미아 520' 시리즈가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보조금이 없어도 싸고 만만찮은 기능을 갖춘 윈도폰에 소비자가 반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는 윈도폰이 99달러에 뿌려지고 있지만 성과가 미미하다. 애플의 최신 아이폰도 199달러면 살 수 있다. 윈도폰의 성과가 부진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MS는 미국에서 AT&T와 전략적인 제휴 아래 최신 휴대전화를 단독 공급하며 공격적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결국 MS 윈도폰의 현 입지는 중저가 제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MS가 인수한 노키아도 과거 저가 피처폰 시장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보였다.
포브스는 "MS와 노키아가 부활하려면 미국 시장에서 먼저 부활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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