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도시근로자는 5년치 소득을 모두 모아야 서울 시내 아파트 평균 전셋값을 마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 서초구 아파트는 9년간, 강남구는 8년간 한 푼도 안 쓰고 저축해야 전셋집을 장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부동산114는 지난 6월말 현재 전국 아파트 699만여가구의 전셋값과 통계청의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 기준) 연소득을 분석한 결과, 올해 전셋값 상승에 따른 부담이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수도권 99∼132㎡ 크기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2008년 1억4675만원으로 같은해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 연평균 소득(4681만원)의 3.14배였다. 하지만 올해 6월말 전셋값은 2억1650만원으로 직전 1년간 소득(5500만원)의 3.94배로 높아졌다.
소득 대비 수도권 99∼132㎡ 크기 아파트의 전세가 배율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컸던 2008년 3.14배를 저점으로 2009년 3.57배, 2010년 3.75배를 거쳐 2011년에는 3.99배에 달하면서 부동산 114가 시세 자료를 보유한 2000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소득 상승폭에 비해 전세가 오름폭은 비교적 작은 덕분에 배율이 3.86배로 낮아졌지만 올해 다시 전세시장이 꿈틀거리면서 지난 상반기에 벌써 역대 최고치에 근접한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두 달 사이에만 서울 전셋값이 2%가량 올랐다”며 “가을철 전세난이 심화되면 연말에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6월말 현재 도시근로자 소득 대비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 배율은 3.02배이고 수도권은 3.70배다.
주요 시도별로는 서울 5.22배, 경기도 3.09배, 부산 2.80배 등이다. 서울시내 주요 구별로는 서초 9.02배, 강남 8.31배, 용산 7.24배, 송파 7.17배 등 순으로 높았다. 그나마 전세가가 싼 노원(3.16배), 도봉(3.17배) 등도 3배는 넘었다.
한편 수도권 99~132㎡ 크기 아파트의 매매가는 2006년말 평균 3억9698만원에서 올해 6월말 3억6721만원으로 떨어졌고 소득 대비 배율도 같은 기간 9.61배에서 6.68배로 낮아졌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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