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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회비·적립금 錢爭… 정부 VS 대학 VS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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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지은 기자]국공립대와 사립대의 자금줄이 돼온 기성회비와 적립금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학, 대학구성원 간에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학생들은 기성회비와 적립금이 부당하게 사용되고 있다면서 대학을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서고 있고 정부는 행정과 재정을 무기로 제동을 걸고 있다.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대학들이 '자금대란'을 겪을 가능성도 점쳐지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대학과 교수, 교직원 등 대학구성원들이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정부에 집단 반발하면서 갈등구도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등이 참여하는 '국립대법인화저지와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는 23일 오후 2시 세종로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기로 했다. 정상춘 전공노 대학본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책임질 부분에 대한 책임은 안 지고 기성회비에서 지급되는 직원 수당을 없애겠다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기성회비 제도를 폐지하겠다면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하되 그렇지 못하면 간섭하지 말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7월25일 전국 국립대 총장회의를 소집해 9월부터 기성회계에서 지급하던 이른바 급여보조성 경비의 지급을 금지하라고 지시했다. 교육부는 대학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대학기본경비 삭감 등 각종 행정적·재정적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국립대기성회연합회는 22일 성명을 내고 "기성회비는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걷어 자녀가 다니는 대학에 지원하는 일종의 후원금이자 비(非)국고회계"라면서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하는 것은 위법,부당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기성회비와 관련된 소송도 잇따르고 있어 대학들을 더욱 긴장케 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국공립대 학생 4000여명이 기성회비 반환 소송에서 처음으로 이긴 이후 비슷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1만5000여명이 소송에 참여했고, 청구 금액은 200억원에 이른다. 기성회비를 받지 않는 사립대를 제외하고, 반환 청구가 가능한 국공립대 학생들이 모두 소송을 낼 경우 총 액수는 13조원이나 된다. 소송이 이어지자 국회에서는 기성회비를 없애고 '국립대 재정 회계법'을 만들어 등록금을 걷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참여연대, 반값등록금국민본부 등 시민단체와 학생단체들도 불법, 부당 국공립대 기성회비 징수 문제는 정부 재정 확충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립대는 적립금 문제로 국공립대와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수원대의 경우 이 대학 학생 88명이 수천억원의 적립금을 쌓아놓고도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지 않는다며 대학 총장과 학교법인 등을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을 냈다. 2012년 결산 기준 수원대의 적립금은 3244억원이다. 이는 1년 전보다 125억원가량이 늘어난 것으로, 전국사립대 중 4위에 해당된다. 사립대학 등록금 불법유용사건대책연대(등불연대)라는 시민단체는 적립금을 수조원대 축적한 사학들이 사학연금을 교비로 대납했다며 이를 학생들에 돌려줘야 한다는 민사소송을 내기도 했다. 정부도 무분별한 적립을 막고자 사립대의 '기타적립금'의 명칭을 '특정적립금'으로 바꾸고, 특정적립금으로 적립하려면 구체적으로 목적을 명시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2011회계연도 기준으로 사립대 누적적립금 7조9655억원 가운데 기타적립금은 2조398억원으로 건축적립금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같은 개선안에 대해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연구소 소장은 "적립금이 많다고 비판받는 대학은 4년제 200여개 대학 중 수도권 상위권 대학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기타적립금의 경우 외부의 기부를 통해 적립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부를 할 때 기부자가 사용목적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 적립금 사용 목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재정의 내역을 공개한다고 해서 무분별한 적립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적립금 자체를 줄이려면 적립금 한도를 두는 등 구체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김지은 기자 muse86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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