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향한 시장 경쟁 치열
코레일 관광 열차, 중장년층 70% 차지
유학원, 중장년층 대상 어학연수 프로그램 출시
홈쇼핑 중장년 맞춤 상품 황금시간대 배치
2,30대 시장 구매력 떨어진 탓도 있어
[아시아경제 김은지 기자] 4,50대 중장년층이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올랐다. 과거 중장년층이 노후 대비나 자녀 교육에 매진했던 것과 달리 여행, 문화 등 소비문화를 이끌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로 일컬어지는 이들은 1990년대 이후 가파른 경제발전을 통해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다양한 문화를 누려왔다. 이 같은 경험이 밑바탕에 자리 잡아 최근 경기 침체에도 강한 소비욕구를 표출하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여행사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레일 관광 열차 예약자 가운데 4,50대가 70%를 차지했다.
또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어학연수에도 관심을 보이는 중장년층이 늘어나고 있다. 유학전문기업 유학닷컴은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어학연수 프로그램인 '50+프로그램'을 출시했다. '50+프로그램'은 어학연수와 함께 골프와 관광 등을 함께 할 수 있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장년층의 유학·어학연수 수요가 눈에 띄게 늘면서 관련 상품을 찾는 문의가 많다"며 "은퇴 후 호주·뉴질랜드·필리핀 등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여유를 즐기려는 문의가 많아 중장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추가로 기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베이비부머 세대는 여가와 쇼핑, 문화 등 전 산업에 걸쳐 '입김 쎈' 소비자가 됐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 1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록 페스티벌 슈퍼소닉에 조용필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예매자 가운데 4,50대가 10%를 넘었다. 대부분 2,30대가 참가하던 록페스티벌에 중장년층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GS홈쇼핑은 중장년층 전문 인터넷 쇼핑몰 '오아후'를 열었다. '오십대부터 시작하는 아름답고 후회 없는 삶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쇼핑몰'의 줄임말로 14폰트 이상의 큰 글씨와 GS샵 대비 1.8배 더 큰 상품 이미지를 배치해 중장년층의 쇼핑 편의를 돕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보청기와 성인용 기저귀 등 그동안 홈쇼핑 방송에서 판매한 적 없었던 중장년층 맞춤 상품을 황금시간대에 집중 배치했다.
이 같은 중장년층의 소비 확대 현상은 앞으로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통계청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시장 규모가 2010년 약44조원에서 2020년 148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장년층 소비시장이 넓어지는 데에는 2,30대의 시장 구매력이 떨어진 것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30대의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와 주거비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는 등 젊은 층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자산과 소득 수준이 높은 4,50 세대가 시장에서 부각된다는 것.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교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젊은 시절에 문화 향유를 많이 했던 세대로 이전의 실버세대와는 소비 성향이 다르다"며 "건강을 비롯한 여행과 여가, 패션 등 문화 산업 전반에 걸쳐 소비 욕구가 강하고 특히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세대공감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도 베이비부머 세대를 선두로 한 실버세대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김은지 기자 eunji@paxnet.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