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운영하던 대형 벌크선 매각작업, 법인도 청산할듯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대우조선해양이 해외법인을 통해 갖고 있던 대형 벌크선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을 마치면 해상운송업을 하는 해외법인 청산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업계 및 회사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해외 자회사인 KLDS는 보유하고 있던 18만t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을 매각하기 위해 유럽지역에서 해외선주를 물색중이다. 이 회사는 대우조선과 대한해운이 과거 2007년 합작해 설립한 해운사로, 당시 지분을 절반씩 나눠가졌지만 대한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대우조선이 지분전량을 갖게 됐다.
앞서 지난 5월 같은 종류의 선박에 대해선 이미 매각을 마쳤고 이번 선박도 이르면 내달 중에 새 주인을 찾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두 선박 모두 2009년 건조됐으며 거래가격은 척당 3200만달러 선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매각을 마치면 KLDS는 청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자본금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들어간 돈은 2270억여원. 선박을 매각해도 투자금액의 3분의 1 정도만 회수할 수 있지만 업황회복이 더딘데다 시간이 지날 경우 선박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탓에 과감히 정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LDS의 지난 1ㆍ4분기 당기순손실은 1278억원으로 총자산보다 큰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선박건조를 위한 금융권 차입금 등은 유상증자 등을 거치며 모두 갚았으며 채무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같은 방식으로 설립한 또 다른 해외법인 DK마리타임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매각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KLDS 이듬해 설립된 이 법인 역시 해운사로 대형 유조선 4척을 운용중이다. 계열사를 통한 해운업 비중을 줄이고 있는 만큼 KLDS에 이어 DK마리타임 역시 보유선박을 매각, 청산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운시황이 한창 좋을 당시 대우조선이 사업확대 차원에서 추진했지만 이후 급격히 시장상황이 나빠지면서 손해가 누적되고 있던 상황"이라며 "소규모 선대로는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아 사업을 접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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