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소비자보호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독립돼 신설되는 만큼 비용 증가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추가 비용 투입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기본적으로 금융사 분담금에서 조달하겠다는 복안이다.
금융권의 가장 큰 우려는 금융사의 비용부담 증가다. 아무리 비용을 최소화한다고 해도 독립에 따른 공통관리인력 채용과 업무공간 분리 등에는 추가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23일 "시어머니를 둘을 모셔야 하는 상황에서 비용까지 더 들게 생겼다"면서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사들이 더욱 힘든 국면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새로 생기는 금소원의 예산은 금융사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감원의 경우 일년 예산이 2800억원 정도인데, 이 가운데 70%는 감독분담금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채권발행과 한은 출연금 등이 차지하고 있다.
반면 금소원 업무는 채권발행과 관련이 없어 금감원과 이를 공유할 법적·논리적 근거가 없다. 금융사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금감원과 동일하게 금융사 분담금으로 예산을 짜되, 금감원에서 분리되는 만큼 금감원의 자산을 분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소원이 금감원에서 분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금감원이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1997년 통합 금감원을 만들 당시 증권감독원 건물을 사용하는 걸로 결정되자, 은행감독원을 갖고 있던 한국은행이 매년 100억원의 출연금을 내고 있는 것과 같은 논리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사 부담 증가에 대해 "소비자보호라는 차원에서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재원 마련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정부나 한국은행이 금소원에 출연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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