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돈 벌이에 눈먼 캠프" … 적나라하게 드러난 실상

시계아이콘02분 2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사망사고 발생해도 업체-학교-학부모 합의하면 끝
문제 생기면 일년 뒤 이름 바꿔 버젓이 참가자 모집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 지난해 경북 포항에서 진행된 한 해병대 체험캠프에서 고등학생 1명이 바다에 빠져 숨졌다. 재작년에는 전남 장성에서 청소년 캠프에 참가한 중학생 2명이 물놀이 도중 익사했다. 두 사건 모두 캠프를 진행한 업체 측과 보호자가 보상에 합의하면서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채 조용히 덮어졌다.

# 한 국토순례 프로그램을 이끄는 총대장 A(55) 씨는 작년에 캠프에 참가한 여중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산을 오르고 물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A씨가 여학생들의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는가 하면, 행군 도중 대열에서 뒤쳐진다는 이유로 마구 폭행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올해 별다른 제재 없이 또 다른 캠프를 열고 참가 학생들을 모집중이다.


"돈 벌이에 눈먼 캠프" … 적나라하게 드러난 실상
AD

충남 태안 해병대 체험캠프 도중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이 숨진 사고는 사실상 예견된 인재였다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해마다 반짝 특수를 노리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사설 업체들이 난립해 왔지만 관리·감독을 맡아야 할 정부부처는 방관하고 있고,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학교 측은 모든 프로그램을 업체 측에 위임한 채 손을 놓고 있었다.


◆ 영어캠프에서 무인도 체험까지 … 전국에 5000곳 난립 = 국내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캠프 산업이 급성장한 것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였다. 1999년 화성 씨랜드 화재 사건으로 유치원생과 인솔 교사 등 2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잠시 위축되는 듯 했지만 이후 영어캠프, 서당캠프, 과학캠프 등 주로 학습 목적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발전해 왔다.


10년째 영어캠프 교사로 근무해 온 이모(40) 씨는 "영어캠프가 한창 붐을 타자 유명 어학원과 유학원은 물론 여행사까지 나서 급조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모집하기도 했다"며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영어권 캠프 중에는 일반 민박집에 아이들을 재우고 현지식이라며 형편 없는 식사를 제공하는 저질 업체들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격주 휴무제에 이어 주5일 근무제가 확대되면서 2007~08년부터는 캠프 종류도 레크레이션과 극기훈련이 결합된 국토순례, 병영체험 등으로 다양화돼 왔다. 특히 정신력을 강화하고 리더쉽까지 키워준다는 해병대 캠프는 30여곳 이상으로 늘어났고, 최근 1~2년 사이에는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서바이벌'에 가까운 극기훈련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국에 5000곳이 넘는 캠프 업체 중 상당수가 제대로 된 사무실조차 없거나 2~3명의 인력으로 운영될 정도로 열악하다. 캠프를 운영하는 업체들끼리 필요할 때마다 강사나 장비 등을 서로 빌려주거나 빌려오고, 캠프 교육장 역시 시설업자와 그때그때 계약해 사용하면 그만이다.


◆ 학교 체험학습까지 점령한 사설 캠프업체 = 학교에서 단체로 진행하는 체험학습, 수련활동을 이같은 캠프 프로그램이 대신하기도 한다. 원래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청소년수련원 등 인증받은 기관을 이용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엄격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반면 학교 행사이다 보니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사전에 별다른 확인 없이 학교 측만 믿고 비용을 지불하고 캠프에 참여하게 된다.


한 교육이벤트 업체 관계자 신모(39) 씨는 "예전에는 수학여행이나 운동회 등 교내행사 때 선생님들이 직접 진행을 맡고 학생들을 지도·관리했지만 요즘엔 캠프에서 조교들이 다 알아서 한다"며 "공개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해야 하지만 규모가 작은 학교는 영업이나 인맥을 통해 수의계약으로 성사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걸 보면 그 이면에 어떤 거래가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학교 행사의 경우 원칙적으로 교직원들도 캠프에 참가해 학생들과 동행해야 한다"며 "하지만 일부 사설 캠프업체들은 아예 선생님들 쉬시라며 따로 방을 잡아주고 술과 음식을 대접하기까지 한다"고 귀띔했다.


◆ 안전 무시한 일회성 캠프, 감독기관· 관련법 절실 = 캠프 도중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종종 발생하지만 사전 예방은 물론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도 미흡하다. 한 캠프 관계자는 "뉴스에 보도가 안됐을 뿐이지 해마다 꼭 어린 학생들이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얘기를 전해 듣는다"며 "팔, 다리가 부러지거나 성추행을 당해도 학교에서는 문제가 커질까 쉬쉬하고, 학부모들은 한창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 괜히 소송이다, 경찰조사다 불려 다닐까봐 대충 합의하고 끝내는 경향이 있다"고 토로했다.


사설 캠프업체들을 명확히 관리·감독하는 기관이 없다 보니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정확한 피해 조사나 법적인 제재도 이뤄지지 않는다. 몇몇 업체는 방학을 앞두고 2~3개월 반짝 운영하다 사라지거나, 문제가 생기면 이듬해 이름만 바꿔단 채 버젓이 참가자를 모집하기도 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각종 캠프 관련 소비자 피해상담 사례는 2010년 156건, 2011년 225건, 2012년 189건 등 해마다 100∼20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사고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 직접 관리·감독하고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캠프를 선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캠프나라 김병진 사무국장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는 업체들의 돈 벌이가 아니라 교육과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며 "여성가족부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부처가 사설 캠프 인허가 사항 등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해 일원화된 법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