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잔액은 23조 '소폭 하락'.."지속성장 후 안정화+증권사 단기자금 조정"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올해 상반기 기관간 환매조건부매매(Repo) 거래금액이 2295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거래잔액은 상반기 말 23조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소폭 줄었다. 이는 콜차입이 제한된 증권사가 기준금리 인하 등 외부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기관간 Repo시장을 통해 단기자금 조정을 시행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국내증권사는 주요 자금 차입자로 기관간 Repo 거래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관간 Repo 거래금액 합계는 2295조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2051조원 대비 11.9% 증가했다. 거래잔액은 상반기말 23조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말 23조3000억원 대비 1.3% 감소했다. 기관간 Repo시장은 정부의 제2금융권 콜차입 규제정책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 왔으나, 지난해 7월 이후 거래잔액 기준 약 25조원 수준에서 안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2·4분기 기준금리 인하 등 외부요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급상승한 후 하향 안정화 됐다.
국내 기관간 Repo시장은 중개회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전체 기관간 Repo 거래잔액 23조원 가운데 79.5%인 18조3000억원이 중개기관을 통해 체결됐다. 이는 직거래로 이뤄지는 장기 외화 Repo거래를 제외한 원화 Repo거래 19조3000억원 가운데 94.8%를 차지하는 높은 수치다. 현재 Repo 중개기관으로는 한국자금중개 등 4개사가 참가 중이다.
기관간 Repo거래의 매입통화별 거래잔액은 올해 상반기 말 원화가 1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18조6000억원보다 7000억원 증가했고, 외화는 원화환산기준 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4조6000억원 대비 9000억원 감소했다.
거래에 사용된 담보증권은 국채가 43.9%를 차지했다. 이어서 특수채(21.3%), 은행채(10.1%)등이 사용됐으며, 채권 외 증권의 활용도는 낮은 수준이었다.
거래 참가 업종별로는 국내증권사, 국내증권사(신탁), 자산운용사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상반기 거래 잔액을 기준으로 Repo매도(자금 조달)는 국내증권사(29.3%). 국내증권사 신탁(29.6%)이 주도했으며 Repo매수(자금 운용)는 국내증권사 신탁(28.8%), 자산운용사(20.7%) 순이었다.
현재 기관간 Repo시장은 주요 자금차입자인 국내증권사의 거래 규모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상반기 말 거래잔액은 23조원은 지난 1분기말 26조6000억원 대비 13.5% 감소했는데, 국내증권사의 자금차입(Repo매도 거래잔액) 규모가 6조7000억원으로 1분기말 9조3000억원 대비 2조6000억원 가량 감소한 영향이 컸다.
국내증권사는 단기자금 조달 수요가 급증하는 경우 담보가 필요 없는 콜차입을 통해 규제범위(자본금 25%) 내에서 우선 조달하고, 기관간 Repo시장 및 기업어음(CP) 등을 통해서 자금 조달 범위를 전략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콜차입이 제한된 증권사가 기준금리 인하 등 외부요인 대응을 위한 운용전략으로서 단기자금조정을 기관간 Repo시장을 통해 전략적으로 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기관간 Repo시장의 거래잔액에 일시적인 변동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기관간 Repo거래란 증권의 매도자(자금차입자)와 매수자(자금대여자)가 Repo거래를 체결한 후 이 거래에 수반되는 결제 및 담보평가 등 제반 거래관리를 제3자에게 위탁해 처리하는 Repo거래를 말한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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