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올 상반기 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외형적 성과인 매출이 예상보다 선전을 거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수주 실적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이 가운데 대형 건설사 간에는 실적 양극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외형 선전 속 내실 감소폭 커= 증권·건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삼성엔지니어링·GS건설·대우건설 등 6대 대형건설사들의 2분기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20% 이상 미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아이엠투자증권은 이들 6대 건설사의 2분기 잠정 매출액이 총 20조7223억원으로 기대치인 20조7032억원을 0.1%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영업이익 합계는 4001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인 5141억원보다 22.2% 낮을 것으로 봤다.
다른 증권사 전망도 이와 비슷하다. 미래에셋증권은 6대 건설사의 잠정 매출액이 19조272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19조5350억원에 부합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잠정 영업이익은 4000억원으로 기대치인 5310억원에 25% 미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NH농협증권 또한 현대산업개발을 포함한 7대 건설사의 2분기 잠정 매출액이 21조3038억원으로 기대치 21조6989억원에 부합하지만 영업이익은 4470억원으로 전망치 5975억원을 25.2%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 하락폭은 더 크다. 아이엠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9.4%나 줄었다. 전분기보다는 243.4% 감소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건설사들의 영업이익 감소세는 저수익 해외공사들의 원가부담액이 당초 예상보다 크고 길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해외사업장 원가부담이 안정화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도 수주 감소와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이런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형사에서도 나타나는 성적 양극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업체별로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매출 성장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대체적으로 시공능력평가순위 1·2위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업계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누계 수주잔고와 아파트 분양 성과, 재무건전성 등을 고루 감안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성장 전망이 가장 좋다"며 "올 2분기까지 수주성과는 삼성물산이, 실적개선은 현대건설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2분기 잠정 매출액은 7조33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 늘었다. 현대건설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20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 증가했다.
또 NH농협증권는 2분기 해외수주 목표 대비 달성률이 높은 건설사로 삼성물산(87.5%)과 현대건설(38.8%) 등을 꼽았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은 매출 성장과 함께 판관비율 개선이 기대되고, 현대건설은 견고한 원가율로 안정적인 실적과 내년부터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와 달리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해외부문 원가 부담이 여전히 실적 개선을 억누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삼성엔지니어링은 2분기 매출 2조6575억원, 영업손실 887억원, 순손실 92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4.5% 줄었고 순이익은 1436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올 1분기 1805억원 손실을 본 것을 포함하면 상반기에만 2733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GS건설은 1분기 5355억원의 영업손실을 공개하면서 올해 적자를 낼 것이라고 발표한 상태다. NH농협증권에 따르면 GS건설은 2분기 1760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기존 예상 영업적자인 1157억원과 수정된 예상치인 1402억원을 훨씬 뛰어 넘은 액수다. 강승민 애널리스트는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은 2분기에도 부진할 전망으로 이는 2010·2011년의 저가 해외 수주잔고 매출 진행이 계속되고 공사 수행능력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